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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생활정보

한국음식으로 세계적 체인점 -그게 그렇게나 힘들까?




● 전문성있는 글은 아니구요, 음식이나 요식업에는 문외한인 미국 촌사람의 그냥 넋두리입니다.  별거도 아닌 멕시칸 체인점이 이렇게 뜨는데 왜 우린 그거 하날 못하냐는.....

모처럼 아이들과 점심을  하기로 했다.  
목적지는 다운타운의  Chipotle Mexican Grill. 치포틀레라 쓰지만 
미국애들은 치팟레라고 한다. 흔히 그렇듯 티(t) 발음은 하는둥 마는 둥.

Shining Examples of Fast-Food Fare // Chipotle Mexican Grill (© Health.com)
하여간 언제 부터인가 우리 애 들이 가장 좋아하는 케쥬얼 식당 중 하나. 
시골이라 식당이 워낙 뻔해서 이기도 하지만.  
 
 찐 콩 종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주로 각종 bean의 비중이 크고 뭔가 상큼하지 못하고
걸쭉하게 줄줄 흐르는 싸구려 멕시칸 후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멕시칸 정크후드에 국한된  이야기지 전체 멕시칸 요리를 폄하하는 건 절대 아니다.
과거 캘리포냐 살때 가본 정통 멕시칸 식당엔 유럽의 어느 고급 요리에 빠지지 않는
수준의 메뉴도 많아 히스패닉 음식을 새삼 우러러 본 일이 있다.)  

그런데 치팟레 그릴은 예외다.
비록 플래스틱 바구니에 담아 직접 날라다 먹고 치워야하는  훼스트후드점이라도 음식은 제법 먹어 줄만 하다.
일부러 리사이클 자재로 만든 듯한 실내 디자인-천정, 벽, 라이팅... 판떼기를 잘라 함석판으로
싸서 만든 테이블과 수도파이프로 받친 의자...요즘의 리사이클,그린green코드에도 부합하고 창의적이면서 
심플한 디자인도 맘에 들고.

알알이 꼬들거리는 특유의 고소한 라이스에 치킨, 포크, 비프 중 택일 해 빈, 치즈,
토메이도살사, 레터스 등 각종 탑핑과 야채를 곁들여 취사선택 주문을 하게 된다. 
서브웨이처럼 보면tj 하나씩 주문. 
이를 보울(배스킷)에 담아 포크로 떠 먹어도 되고 또띠야로 랩을 해서 버리또를 싸달라해
은박지를 조금씩 벋겨가며 베물어 먹든지 하면 된다.
 
한번은 우리 딸아이가 치킨 화히타 버리또를 먹다 말고 이런 소릴 했다. 
 
Dad, I think they put some sort of addictive drugs in those burritos...
화들짝 놀란 나,
-왓? 중독성 마약을 쳤다니 왓아유토킹어바우트? 
I mean...have you ever tried stopping partway through? 3 minutes later you start craving more!
(일단 좀 먹고나서 배가 부른게 아니고 잠시후 오히려 더 땡긴다-중독성이 있단 소리...) 
-아, 난 또 진짜 인 줄 알고...휴. 
하긴 나도 배보픈 참에 급히 먹다 은박지까지 덥썩 뜯어 먹은 일이 있다.  
그 정도로 꼭꼭 씹어 얌얌 먹는 맛이 아닌게 아니라 갈수록 더 입에 당긴다. .

그런데 잠깐.
한국이나 일본식 스팀드 라이스에만 익숙한 분들은 끈기없이 각자 따로 노는
밥알부터 맘에 안들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에 좀 오래 산 분들이야 다들 미국중국집에서 잘 훈련되셨겠지만. 
한국에 만 주로 사시던 분들은 소화도 잘 안돼는 거 같고. 또 살사에 섞인 그리고 밥에 라임과 함께 비벼진 
씰란트로의 독특한  향이 역하게 느껴 지고....  
아무튼 처음엔 적응이 좀 안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옛날 처음 외국(동남아)여행시 찰진 한국 쌀밥이 많이 그리웠다.
그런데 자꾸 먹다보면 입맛도 변하는 법. 꼭꼭 씹어 먹으면 특유의 고소한 맛이 있다.  
요즘 미국여성 간에는 이런 쌀이 다이어트에 좋다고 하여 슬슬 인기라고 한다.
(동남아 사람들 삐쩍마른거 보연 일리가....) 
그리고 씰란트로도 그렇다. 처음엔(소시적 동남아 첨 여행 갔을 때 ) 나도
냄새만 맡고도 입덧(?)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그 향 맛에 먹는 판이다. 집에서도 상추쌈에 쑥갓 먹듯이 한웅큼씩 즐겨 먹는다.      
거기다 치폿레에선 미국애들이 감히 흉내 못낼 나만의 즐거움이 하나 추가된다.
타바스코 쏘쓰를 라이스에 듬뿍 뿌려 먹는 거다. 어린시절 고추장에 밥 비벼먹던 그 맛은 아니라도 
고향의 향수와 추억을 달래주는 그 비스므레한  매운 맛이 혓바닥을 여간 즐겁게 해주는게 아니다.

한편 집사람은 과카몰리 인지 뭔지하는 녹색반죽에 나쵸 찍어 먹는 걸
좋아한다. 이걸 애들은 그냥 곽guac이라고 하더라만. 칼라도 그렇고 맛도 아보카드로 만든 것 같다. 
이건 약간 느끼해서 나는 별로....

치팟레 음식들이 인기가 좋다보니 일반 수퍼에서도 고유상표를 붙여 팔기도 한다.   

미국스탁하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주식(CMG)가격도 갈수록 우상향으로 치솟는 중이다.   
몇년전 50불대로 빠져있을 들어가 별도의 롱텀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켰다가 아무래도 PER가 지나치게 높은 게 불안해 150불 언저리에서 못참고 던진 후
땅을 친 아쉬운 기억이 있다. 요즘은 300불 대....      


미국 캐나다 전국 대략 1천개에 욱박하는 치폿트레 레스토랑은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실내 디자인과 젊은 조각가의 데코레이션-주로 틴(함석판?)과  비니어 합판을 많이 사용했다-으로 꾸며져 있다.
 이것도 주로 젊은 층에 어필, 성공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갈때마다 느끼지만 음악도 늘 분위기에 걸맞고.  
 


특히 먹성좋은 칼리지키드들에게 주로 사랑을 받는 건 양과 맛 뿐 아니라
이런 다이닝스페이스의 인테리어 센스도 한 몫 했을 것이다.
 
또한 방목해 자연사육한 닭, 돼지,소 고기만 쓴다는 걸 한동안 강조하며
다른 훼스트후드와 차별화를 시도한 것도 이미지 제고를 위해 잘한 짓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먹으며 보니 평일인데도 오더하려 주문하려 선 줄이 점점 더 길어만 지는 걸 보며
문득 이런 생각.

우리의 감칠 맛 나는 그 많은 한식메뉴를 가진 우리 코리안들은

도대체 여태 무얼 하고 있는건가 말이다!! 


미국에 이런 대박 체인점을 하나쯤 성공시킬
인재나 기업이 대한민국 그 똑똑한 두뇌들 중에 과연 없단 말인가.  
 
아예 처음부터 해외 마켓팅 경험이 많은 큰 기업이 나서서 전문요리 연구인력을 투입 할 수도 있을 거다.  
맛대가리 없는 패스트후드에 식상한 아메리칸들의  혓바닥에 착착 감기게 
정갈 세련되게 메뉴 개발 좀 하는게 그리도 어렵단 말인가.

아니 그건 얼마든지 가능하리란 생각이다.

식당내부도 동양적 단아한 미에 서양의 세련된 마감처리를 살려 독특하고 개성있게 감각있는 
뉴욕, 서울의 젊은 한인 아티스트, 디자이너들 ,
중지를 모아 미국애들 깜빡 죽게 좀 만들고 말이지.  
남들은 베니아판 쪼가리에 양철판 우그려서도 성공하는데.... 

그런데 왜 그걸 아직 안하고 있을까? 
전기,전자,자동차...만 팔기에도 너무 바빠서?

하여간 제목은 아리랑도 좋고 신라도 좋으니 미국에 고급식당은 아니라도
치폿레 정도 수준이라도
네이션와이드 코리안 체인식당이 하나 쯤 생겼으면 한다.  

특히 미국이나 캐나다  변방 촌구석에 살며 느글느글한 햄버거나 아니면 
불량 차이니스패스트후드나 사 먹어야 하는
불쌍한 동포들을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