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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기

하우스 슬레이브

지난주 단골 카페 중 하나에 올렸던 글 


주택은 주택대로 아파트먼은 아파트먼대로 장단점이...

라는 아래 듀크님 글 읽고...문득 쓰게되는 글 


한국서 닭장살며 언젠가  푸른 초원 위에~전원주택  살아보자는 ...이야 

어디 남진씨 뿐이었을까요? 


지금은 홈리스 로변철이도 한때  꿈을 이뤘던 기억이 있습니다.  

맨땅헤딩 미국이민 거의 10년만에...


입주 첫날밤, 인터라켄 호수가 굽어보이는 매스터베드룸 자쿠지에 앉아 

와인잔을 부딪히며 아메리칸 드림의 뿌듯한 성취감을 만끽하던 추억... 



그리고 시작된 렛레이쓰-하우스 슬레이브 생활... 인생황금기를 소진했내ㅔ요

 80-90시간을... 뼈빠지게....더해서 

자식농사까지 짓느라 정말 개같이 일한 십여년이었습니다.  


그러다 갱년의 초입에서 문득 드는 의문...

  집이 과연 나를 위해 존재하나 

아님 내가 이빌어먹을 집덩어리를 모시고 사는 건가?

여름엔 잔디관리 겨울엔 눈치우기 걸핏하면 수리공사..

그러고도 돈버느라 바빠 아랫층 웻바는 3개월만에 내려가보면 

거미줄이나 쳐있고...

 주위 분들은 큰집을 나름 잘들 즐기고 계신거같은데 

장돌뱅이 천성인 나에겐 엔조이는  30%, 

유지관리 부담감의 구차니즘이 70% 

이거  전원주택이 별로 남는 장사가 아닌거였습니다


해서 당시 제법  돌아가던 모든 비지니스 정리,매도와 더불어 

12 살던 호변목가도 화이넨셜 터모일 직전  팔고(선견지명이 아니라 그냥 운이 좋아서...)

호수 건너편 타운홈을 렌트..하니  편하긴 했으나 

역시 붙박이는 내팔자가 아니었습니다


애들 대학가기만 기다리고 기다리다 

 트럭분의 가재도구를  6개월에 걸쳐 팔고    

모든 페이먼채무를  1불도 남김없이 깔끔하게 정리, 

남은 노후자금은 여기저기 분산, 은닉?...


2014 ...막내가 하이를 조기졸업식한 바로  다음날

다운타운에 가졌던 집마저 크로징....


자칭 자원고행- 거창하게-살아야  이유가 뭘까..라는 

빅퀘스쳔의 답을 찾아 무작정  떠날 준비 완료.  


미네아폴리스 17 여관방에 누워 며칠 뒹구는데 

이제부터  어느 것에도 매이지 않고 동서남북 쏠리는 어디든   있다는 

 무한자유의.. 홀가분함... 참으로 짜릿했었던 기억...


그날 옆지기에게 내가  : 

혹시라도 내가  헤까닥 오욕과 탐심에 이끌려 

사업을 벌이려 하거나 전원주택갘은  사자는   붙박이 삶으로 돌아가려하면

옆에서 말려주시기를...


우린 누가 먼저랄거도 없이 서로 다짐하고 되뇌였습니다

골만 아프고 어리석은 배부른 돼지의 복잡한 삶으로 다시는 되돌아가지 말자고 

끝까지 단순 심플하게 노숙자 소크라테스의 삶을 살다가 가자고...


해서 

브릭앤몰타=붙박이집 대신 150스퀘아 짜리 아파트를 두어대 장만

바람부는 대로 구ㄹ 갈수 있게 구들장에 바퀴를 달기로 했습니다



그게 2014년일이니 길바닥 노숙방랑도 이달-3 28일이면 

어언 5년째로 접어드네요


돌켜 생각하면 캐피탈리즘이 만든 물신의 노예가 되어

하우스슬레이브로   지난 20여년도 나름 보람이 없ㄷㄴ  아니었습니다만 

 

불편하고 쪽팔려도 

홈리스 떠돌이 삶이   체질에 맞앗던듯 합니다.  




물론 언훅드unhooked 라이프의 홀가분한 무한자유냐 

붙박이 삶의 안정과 편함이냐... 하나의 정답은 없을 겁니다.  

각자의 체질과 상황 여건에 따라...


혹시 밥숫가락 하나, 빤스 두세장의 초극단 off grid 마이크로 라이프가  

궁금하신  근처 지나갈때 연락주세요그냥 호기심 너머 진짜 시리어스하게 궁금하신 분에겐 

지난 4년의 길바닥 생존 노하우도 아낌없이 공개용의있음


 

저작자 표시컨텐츠변경비영리

 
Elipaz 18.03.16. 08:22
내가 집의 주인인지, 집이 나의 주인인지. 내가 집을 돌보는 노예인지, 집이 나를 보호 해주는 건지, 철님의 철학적 글 감사합니다.
┗  로변철 18.03.16. 09:46
우리 삶에서 나름 주체적으로 사는 줄 알았는데 정신차리고 보니 나도 모르게 뭔가에 홀려 종살이하고 있었던 경우가 적지 않은 듯 합니다.
 
CA Yoon 18.03.16. 08:31
중가주를 스치실때는 반드시 통행세를 받아 가지고 가시기를..ㅎㅎㅎ
┗  로변철 18.03.16. 09:21
이번에도 받으라시면 빙돌아 갈 겁니다.
 
에어컨 18.03.16. 08:45
저번에 나의바리에서 식사값을 지불하셔서 마음이 무척 무겁습니다. 흠, 제가 그날 왜그랫을까요?
가끔 생각하는데 부끄럽습니다.
┗  로변철 18.03.16. 09:41
별 말씀을 다하고 그러십니다. 참, 아리조나 BLM 사막 서바이벌에 피료한 냉방기술 나중에 조언 좀...
 
로변철 18.03.16. 09:40
아직은 한창 일할 나인데... 어린딸 둘을 데리고 자발적 노매딕 라이프를 시작하려는,
네덜란드에서 온 원터와 크리스티나 부부에게 지난주 길바닥 생존 노하우를 전수 중,..
 
놋양푼 18.03.16. 10:23
생존 노하우는 오프라인 만남으로만 전수 해 주시나요?
올 가을엔 어디쯤 계실 예정인지요.
제가 지금 타는 차의 리스가 몇달뒤에 끝나면, 새로 사고 싶은 차가 Marco Polo 캠퍼벤인데 미국에는 아직 수입이 안되는듯 합니다.
독일 딜러에서는 레지스트레이션을 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하는데, 혹시 미니 캠퍼벤으로 유럽 RVing을 연구해 보신적이 있으신가요?
┗  로변철 18.03.16. 11:15
운전시간이 긴 미국에 비해 오밀조밀한 유럽이 훨씬 재밌고 안전했던 기억입니다. 자연경관 역사유적지로 말해도 사실 미국은 광활하단것 말고는 유럽과는 비교가....영국선 알브이를 다 캐러번이라 하고 놋양푼님 말씀하신거 같은 작은 펍업루프캠퍼밴으로 대륙 캐러버닝하는 이들이 많더군요. 원래 지금은 거기있어야하는데 게을러서..미루고 미루는 중...
 
런던fog 18.03.16. 11:02
멋지심니다...그리고 그런 결단력 대단 하십니다. ^^
┗  로변철 18.03.16. 11:29
권태와 우울로 시작된 정신적 갈급함에 지쳐 시작한 묻지마 현실도피행각에 더 가까울수도 있습니다. 멋짐과는 좀 거리가 멀어요




┗  런던fog 18.03.16. 17:13
로변철 그래도 멋지십니다... ^^ ㅎㅎ 현실 도피를 매우 적절 하게 하셨기에요. ^^ 
 
제주아톰 18.03.16. 11:33
로변철님의 길위의 썰에 대한 반응을 구태여 나누어 본다면 4가지의 유형...

1. 이게 뭐 신나라 까먹는 소리여 하며 듣도 보도 안하는 사람.

2. 신기하고 흥미는 있지만 넘사벽이라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족한 사람.

3. 많은 공감이 있지만, 혼자의 결정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소극적인 단순한 삶을 살며 대리만족을 하는 사람.

4. 이를 어떻게 실제의 상황으로 옮기는가를 부부가 함께 고민하는 사람.

이렇게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3번 째의 유형이지요. 그래도 가끔은 배낭메고 혼행을 갔다가 돌아오는 신세라도 되는 것을 다행으로 여깁니다...ㅎㅎ
┗  고주 18.03.16. 23:47
2번과 3번사이를 왔다 갔다 합니다. ^^
 
로변철 18.03.16. 12:09
와우 그간 재가 실제 겪은 반응을.정확예리하게 분류해주셨습나다! 동포들은 주로 1번 이나 2번. 가끔 4번도 계시나 보통 며칠 체험후 대부분 제정신이 돌아오셔 정상생활로 복귀. 하지만 그간 로드트립중 주로 백인종이지만 우리 부부 능가하는 중증의 방랑벽환자부부는 부지기수로 매일 만납니다. 언젠가 이들을 규합해 원래 인간은 붙박이 아닌 떠돌이-식물 아닌 동물-의 모바일 라이프스타일이 더 자연스런거임을 증명해 보려구요 ㅎㅎㅎ







 
nola 18.03.16. 12:17

현재가 자유로우시다면 그 행복에 감사하십시요.

저도 함께 로변철님의 행복이 계속되도록 부부의 건강을 기도해 드리겠읍니다. ^*^

건강이 있어야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으니 건강 계속 잘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좋은 뉴스 감사합니다.
 
tulip 18.03.16. 15:34
기회가 되는대로 방락벽 있는 저는 옆지기 꼬시기 작전으로 의자에 붙어 계시는분 일으켜 살살 다니는것으로 만족! 또 로변철님처럼은 거한 차들을 살 여력이 없는고로 부럽다 그룹에 끼어 있습니다.ㅎㅎㅎ
건강 잘 돌보시고 행복한 도로의 삶 되시기 바랍니다.
 
david 18.03.16. 23:46
부럽습니다. 정말 바람같이 자유롭게 사시네요. 저는 농경민의 피가 흘러서 방랑을 못합니다. ㅎㅎ
 
바람별 18.03.17. 00:54
2006년 쯤인가 세도나를 2주 정도 여행하고 당시 LA 의 집으로 돌아가며 너무도 문명세계?로 돌아가기 싫어하는 제 자신을 발견했었습니다. 그 후 약 3개월간 생활에 적응을 잘 못했지요. 인터넷도 싫고 현대문명 자체가 싫은 느낌. 이곳은 우리가 살 곳이 아니다.라는 느낌. 아마 우리가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었던 순간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수도 있었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그 꿈은 유효. 이제는 실천할 수 있는 여건도 되니, 수 년 안에 떠나게 될 것 같습니다. 저희는 미국보다는 따뜻한 동남아국가들을 돌아댕기며 몇 년 살아보는 계획이지요.ㅎㅎ. 그리곤 여수나 통영에 정착.ㅋ 오늘도 열심히! 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