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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춘추

풀뿌리 민주주의



루랄시티. 인구가 10만이면 한국에서는 일개 동(면)보다 작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미국, 특히 땅뎅이 널널한 스테이트들에서는 하나의 독자 생활권을 가진 어엿한 도시로 느껴진다. 또 주변에 널게 퍼져 있는 위성도시들 (인구 몇십명에서 몇천명 정도)의 허브 역할을 하므로 실제 상권은 인구 20만 정도로 보아야 한다. 이 곳 다운타운에는 첨단공법으로 지은 하이라이스 빌딩도 몇개 있다. 시티 에어포트도 명색이 '국제'공항이다.  
그런데 의외다.
루랄시티 의 전체 살림을 맡은 메이어-시장님이 파트타임직이다.
전임자는 척 캔필드란 분으로 한때 동네 핏짜집 주인아저씨였다.  그때 가게 이름이 샤키스 핏짜였던가로 기억된다. . 

몇년전 작고하신 필자의 아버님이 오래전 이곳을 방문하셨을때 캔필드시장과 인사를 시켜드리고 같이 기념사진도 찍어 드렸던 일이 있다. 그런데 말씀을 나누다 보니 두분 다 한국전 참전용사에다가 1932년 원숭이띠 동갑이시란다. 마치 옛 전우를 만난 듯 두분이 반가워 하시던 기억이 난다. 

캔필드의 후임인 현재 브레드시장 역시 사십여년을 여기 사신 분으로 한때 자전거포를 
운영했었다고 한다. (난 동네에서 분명 그렇게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이 글 쓰면서 이분 바이오를 보니 거기엔 그런 얘기가 없다. 내가 지금껏 뭘 잘 못 안건지도...?)  

지난주 있은 거리축제때 자전거를 타는 브레드 시장. 

그리고
우리 아들애의 어려서부터 친구, 엘리엇의 엄마인 앤.
그녀는 작년까지 주상원의원이었다. 그 이 전에는 그야말로 , 뒷마당 핫탑 자쿠지에 앉아
와인마시며 수다떨기 좋아하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그냥 옆집 아줌마 이미지의 주부였을 뿐이다. 우리 부부와는 아이들 수영팀의 같은 학부모로서 오래 알고 지냈었고. 그런 어느날 갑자기 그녀가 선거에 출마하더니 세네터senator로 변신해 우리를 화다닥 놀래켰다.

작년에는 우리도 앤의 선거운동을 도왔는데(그래봐야 집 앞에 피켓 꼿아 놓고 아들애가 여름내 전단 뿌리기, 퍼레이드 등 참여 정도지만) 너무 센 상대가 갑자기 출마하는 바람에 그만 낙선. 현재는 와신상담 차기를 준비 중이다. 
  
그냥 보통의 평범
한 "옆집 아줌마"느낌이던 앤,  
term photo

주상원의원되고 나니 요렇게.....  


그후 차도 도요다에서 캐딜락으로 바꾸고...근데 오해마시라. 외모만 약간 멋쟁이가 됐다는 것일 뿐 퇴근 후 집에 오면 여전히 전과 똑같은 수다쟁이 털털한 '동네 아줌마'였다. 미국영화에서 그려지는 그 상원의원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하여간 이 지역의 풀뿌리 민주주의....그간 겪으며 관찰한 결과는 이 정도면 대충 잘 돌아간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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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 
중앙보다 잡음 많은 변두리 

물론 사람 사는데 기본적으론 똑같다. 아무리 제도가 잘 되어 있어도 물 흐리는 미꾸라지는 어디에나 있기 마련.  미국도 일반의 생각과는 달리 오히려 지방 변두리 소도시의 경우 메이저 언론의 관심으로 부터 소외되어 있어 이권있는 자들끼리 교묘히 결탁해 더티플레이를 펼치는 사례가 때로 일어난다고 봐야된다.  (중앙정치판은 워낙 감시의 눈이 많고 집중 조명을 받으므로 다들 몸을 사릴 수 밖에 없고...그래서 상대적으로 깨끗하다) 

요즘은 어떤지 몰라도 과거 꼭 한국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과거 평통위원, 그리고 엘에이나 뉴욕의 한인회장선거 등에 노상 나타나는 저질 코메디 같은 비리도 때로 벌어지는 게 지방이다. 
그러나 문제는 정도와 빈도다. 그 어느나라들처럼 정치판이 아주 비리가 상습화되어 개판일보 전인 것과 그럭저럭 평소 잘 돌아가다 간혹 잡음이 좀 이는 것...의 차이 말이다. 요컨데 내가 서민입장에서 겪고 목격한 미국의 그래스룻디모크라시Grassroots democracy는 제법 제대로 작동 중으로 보인다. 가
끔 터지는 비리 뉴스로 제너랄라이제이션하면 곤란하단 이야기....
쓰다보니 별 내용도 없는 소리 중언부언...구차니즘으로 걍 무교정 업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