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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기

도시의 정글에서

한국호적(국적)은 일찌감치 패였습니다. 그렇다고 심정적으론 미쿡사람도 아닙니다. 

낙동강 오리알 신세인 우리 이민1세대...


궁여지책으로 태평양 양편에 양다리 걸치고 사는 법을 연구하다보니 

아예 사설 연구소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태다련(태평양다리연구소)의 모바일 오피쓰 '유보트' 



그리고 베이스캠프/스토리지로 활용 중인 보조 잠수함 "똘똘이" 

썬이 여름방학을 보낸 아파트먼 앞...에 일시 정박 중인 두대의 모바일 오피쓰. 

오늘은 막중한 다리 건설 임무 수행을 위해 북동부 아이오아주.. 어디메를 달리던  중.... 

철(겁)없는 젊은이도 아니고 어떻게 그렇게 고단하고 위험한 생활을 계속하느냐고 걱정스런 목소리로 묻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갱과 총기가 사방에 깔린 미국, 도시의 밤거리가 얼마나 무서운데...야생노숙의 삶이 말이 되냐고...

그것도, 

이렇게 "스트라이킹글리 어트랙티브"한  와이프까지 대동하고...


똘똘이 안에서 몸단장 중인 그대 


맞는 말입니다. 

거대한 도시, 깊숙한 빌딩 숲에서의 잠수함 항해가 결코 만만치는 않습니다. 


때로는 아마존 숲속, 아프리카 밀림을 탐험하는 기분으로 이 여정을 이어 갑니다.   

생활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는 순간도 심심찮게 맞딱드립니다. 

며칠 전에도 와이트트레쉬 무지랭이들이 모여사는 한 작은 마을을 지나다...글로브박스에 숨겨둔 브레타를 꺼내냐 마냐하는 숨가뿐 갈등의 모먼트가 있었습니다. 


로소장이 '미드나잇 익스프레스'란 애칭으로 부르는,  앙증맞게 작아도 옛날 폰북 두권을 뚫고 나가 나무에 박히는 매서운 놈입니다. 아래는 캐드릿지를 사러 들렸던 Gander Mountain에서 찍은 로소장의 브레타. 20년 넘게 정든 애인데 어제도 보니 권총전문사이트가 뽑은 브랜드 인기순위 1위에 올랐던군요.     

다행히 근처를 돌던 패트롤카의 출현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간만에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굴뚝청소 좀 할 뻔 했다는...


어찌보면 빌딩의 숲속도 오지의 쟝글과 다를바 없습니다. 


진흙수렁 대신 안전(교통)사고,  야만인의 습격 대신 강절도의 위험이 있다는 것이 다를 뿐입니다. 독충, 독사 대신 예기치 않은 벼라별 난관과 함정들이 길 모퉁이마다 아가리를 벌리고 있지요.   



아니 남미나 아프리카 오지의 원시림 탐험이 더 안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제일 무서운 건 야수나 독충이 아니고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고난과 위험이 있기에 탐험은 시도할 가치와 의미를 가지는 것이란 전환적 발상을 해봅니다.    


캠핑/여행이 재미난 건 집과 달리 모든 게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더 힘들고 더 위험한 절벽을 찾아나서는 암벽등반가. 

더 무섭고 더 거친 바다에 도전하는 요트항해자....를 생각합니다.  



모험이 아닌, 아무 문제없고 안전이 보장된 편안한 여행을 원한다면 가이드 뒤를 졸졸 따라 다니는 단체관광 버스를 타면 되겠지요. 그것도 구찮은 사람들은 편하게 집에 독서나 영상으로 대리만족을 하면 됩니다. 


하지만 위험해서 짜릿하고 불편해서 신나지요. 금지된 사과라서 더 달콤합니다. 

 


역시 모험여행의 진정한 의미와 익사이트먼트는 직접 느끼고 당하는 리스크와 고난/불편에 비례해 

증가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동키호테 로소장 부부는 험난한 도시의 정글을  헤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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