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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기

내 머리속의 어린 아들

우리 아들 개똥이가 집을 떠나 대학을 다닌 지난 2년...

(정확히는 우리가 녀석을 놔두고 타주로 전전한거지만)


그간 자주 만나지 못했던 탓일까?


아마도 내 머리 속에서는 아들의 성장이 거꾸로 진행된 모양이네요.  

덩치는 커도 여전히 어린아이로만 느껴지니.  

해서 

아마 나도 모르게, 즉 본이 아니게, 자주 어린아이 취급을 했었던 모양입니다.  


아들이 참다 참다 며칠전 불만을 토로하더군요. 


헤이 데드,  나 지금 스무살이거든...블라블라 ...쏼라쏼라....

 

웁쓰...내가 요즘 널 그리 취급했던가? 


이상해서 물어보니 제엄마도 옆에서 그걸 느낀 모양입니다. 


변철옵하가 애를 너무 어린애 취급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며 남편보다는 아세끼편을....


두사람 이야기를 종합한즉, 

로변철이가 평소 말로는 전통적인 한국아버지들의 권위주의, 군대스타일, 가부장적 경향을 상대적으로 민주,합리적인 분위기의 미국아버지상과 비교비판하면서 


실제 행동면에서는 역시나 된장찌게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건데.... 

(공자님도 언행일치가 안됐다는데 뭘.....)


좌우당간에...


곰곰 생각해보니 절대 녀석의 행동이 나이에 비해 미숙하다고 느껴서 그런건 아닌 듯 합니다.   

이유는 아마도 개똥이에 대한 내 의식의 전환속도가 너무 느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이제 이렇게 다 큰 스무살 청년인데..


아직도 내 머리통 속에 박힌 우리 개똥이의 이미지는...요때... 



그간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 많은 친구들과의 교류 속에 번잡하고 바빴던 도시 생활. 

그로부터 잠시 해방을 원해 우리를 찾아 온 녀석입니다.   


부족한 아빠의 개똥철학에 공명해 자기 인생의 가장 영향을 준 사람이 My Dad라고 늘 자랑하고 다닌다는 아들. 

황금의 여름방학 두달 반을 온전히 우리의 자원고행 노숙방랑에 동참하며 심신을 정화하고 가겠다고 합니다.  


이제는 내 머리 속에 아들 이미지를 바꾸어야 겠습니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여름내내 사막-바다-산-을 함께 돌아 다니며 그간 못다한 부자의 끈끈한 정을 돈독히 다지려 합니다.    



 아빠와는 가끔 삐꺽거려도 엄마와는 언제나 죽이 잘 맞는 편 --


뭔 할이야기가 그리도 많은지, 밤새 미주알 고주알 엄마와 수다 중... 


▣ 문화원 분들과의 하이킹에도 군말없이 따라와 준 견변이. 재미없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