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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기

떡본 김에 제사-요세미티 트렉킹

결국은 지르고만 로드트렉 캠퍼밴

Roadtrek Ideal SS


후로아플랜 floor plan이 영 불편했던 유보트 2호- 후리스피릿(2014 Leisure Travel Free Spirit SS)을 전격 보내고 그 빈자리를 대신 로드트렉 아이디얼(Roadtrek Agile Ideal SS)로 매꿨습니다. 


3년 전 후로리다의 아쉬운 인연 이후 눈독을 들여왔으나 그간 몇번이나 기회를 놓치고, 아무래도 이 여자와는 팔자가 아닌가보다 했는데....결국 이번에 세칸으로 들이네요.  


 처음 본 순간 그녀의 상큼한 뒤태. 


요세미티 국립공원 부근에 사시는 은퇴한 독신의 여의사 엘리자베드 캘리. 

OC의 마이크탐슨에서 2년전 이놈을 구입한 직후 여행을 다니려던 중 그만 과거 난소암이 장암으로 번졌다는 판정을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사시게 되었고, 유일한 상속녀인 질녀는 유럽에 거주 중이고...


해서 친구이자 이웃인 짐과 로잔 부부를 통해 연결돼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우리 태평양다리연구소가 로드트랙을 입양하게 됩니다. 


지난 화요일, 이메일, 전화, 텍스트 그리고 사진상으로 모든 딜을 마친 후 당일 마제스틱을 운전해 장장 10시간 걸려 소노라라Sonora로 찾아 갔습니다. 승용차라면 원래 SO CAL에서 5시간이면 주파할 거리. 알브이로 가자니 느린데다 우린 중간에 자주 먹고 낮잠자고 하느라 지체....


가며보니 소노라는 저 유명한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북쪽 입구에 가까운 아름다운 푸른벌판...가운데의 동화속 같은 동네였습니다. 마침 저녁 노을 무렵이라 더욱 장관... 


일년 가까이를  숲속에 있는 리즈아줌마의 랜치 뒷마당 바안barn안에  곤히 잠자던 로드트렉 아이디얼SS. 역시 다시봐도 앙증맞게 귀엽네요. 멀리서 보고 첫눈에 반해 버렸습니다. 


그러고보니 친구 크리스띠앙부부의 에제일과는 완전 쌍동이, 칼라와 데칼디자인마저 똑 같습니다. 다만 아이디얼은 에제일과 달리 밤에 잘때는 버튼을 누르면 침실부분이 뒤로 슬라이드아욷(slide-out)이 되어 외부로 4피트 정도 스트레치아웃이 된다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외관은 언뜻 평범해 보일 수도 있지만 완전 셀프서스테인드 즉 모든 자생장비를 두루 갖춘 2인용 전천후 알브이로럭셔리 모델 중엔 아마도 북미에서는 가장 작은 사이즈일듯. 한마디로 그 옛날 복스바겐 웨스트활리아westfalia가 컷팅엣지의 첨단장비를 갖추고 다시 태어난 현대판 히피밴... 


근데 이게 뭐야,

가까이 가보니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 쓴 채 청소가 하나도 안되어 있긴 하더군요. 주인이 키모 받으시느라 병상에 오래 계시다보니....거기다가 윈드쉴드에는 돌이 튀어 생긴 거미줄상의 크랙이 하나 있었고 뒷문에 어른 주먹만한, 견적이 한 400불 정도 나올거 같은, 덴트도 하나 먹어있네요. 거미줄이 붙은 오우닝을 펴보니 커버 안에는 벌집(beehive)이 두군데나 근사하게 지어져 있질 않나. 


이렇게 너무 오래 사용을 안하고 바안에 박아 놓았으니 무엇보다 엔진이나 제너레이터에 혹여 손상이 있지 않을지 다소 걱정이 됐던 것도 사실입니다.   


헌데 왠걸  짐이 보여주는 메인터넌스 기록을 보니 공연한 기우였습니다. 인근 멜세데스딜러에서 거금을 주고 주기적으로 모든 메인터넌쓰를 적기에 다 잘 했습니다. 우리 같으면 안할 불필요한 점검과 서비스까지도 다 '쓸데없이' 받았네요. 역시 직업이 의사라서...  


산길을 따라 시운전을 해보니 방금 출고된 아다라시-브랜드뉴를 타는 느낌- 이건 뭐 한마디로 환상입니다! 재혼이긴해도 워낙 로우마일리지-2만 마일-인지라 엔진과 트랜스미션은 아직 브레이크인break-in도 안된, 수줍은 처녀티마저 납니다.  


우리가 그간 보유했던 유보트 1호와 2호 즉 같은 멀씨디스 벤츠스프린터 투어링코우치 들에 비해 길이가 3.5피트 짧습니다. 바퀴도 6개 아닌 4개.  이건 뭐 그냥 훼밀리밴 모는 기분입니다. 고속주행시 안정성은 떨어질지 몰라도 연비는 무려 갤런당 22-24마일까지도 나옵니다. 같은 길이의 마제스틱(ford350/450 장착 클래스B플러스 RV)이 갤런당 8마일이나 나올지말지 인데...전에 도요다의 FJ도 하이웨이 주행시 끽해야 20마일 나오던 생각하면 실로 가공할 연비!


또 하나의 큰 장점. 주차가 일반자동차 세우는 곳에는 다 가능하다는...좀 작은 스페이스에는 back in으로 들어가 뒷부분을 커어브 위로 헝오버하는 식으로 세우면 파킹이 어디서나 OK!


이런 장점들에 메르세데스벤츠라는 브랜드밸류가 더해져 신차가격 MSRP가 말도 안되는 고가임에도 아는 사람은 줄서서 기다렸다 예약해서 로드트렉만을 고집하며 사는 이유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2017년 뉴모델  MSRP를 16만불이나 붙인건 정말 거품이 심하긴 심합니다만.


바로 빌오브세일과 CA핑크슬립에 사인하고 일시불로 대금전액을 지불하고 1시간 만에 인수인계가 뚝딱 끝났습니다. 먼길 달리느라 힘들었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전원마을에서 천사같은 분들을 만났고...속전속결, 모든 일이 잘 마무리돼니 기분이 좋아 피곤한 줄 모르겠네요. 아무쪼록 닥터 엘리자벧 켈리여사의 쾌유를 빌며...



떡본 김에 제사-요세미티 트렉킹 


해서, 떡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며칠 퍼지기로 했습니다. 마제스틱에서 아이디얼로 기본 캠핑장비를 옮겨 실었습니다. 마제스틱은 그동안 짐할아버지네 뒷마당에 며칠 파킹을 부탁.  


드라이브겸 성능파악겸 아이디얼을 몰고 바로 룰루랄라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  



엘리자벧의 친구인 로잔의 남편- 짐 할아버지에게 내부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는 그대 

한시간 만에 인수인계를 마치고, 마제스틱과 바꿔타고 아이디얼을 몰고 나오는 중. 


소노라에서 바로 산 너머- 요세미티로 하니문 가는 중. 

작은 체구라서 가파른 벼랑길, 급경사를 얼나마 잘 달리는지.... 아마도 자기가 RV가 아니고 승용차로 착각하는 그녀.   

요세미티 숲속에서의 첫날 밤.

 데리고 하룻밤 자보니 작지만 기능이 앞서간 선배 유보트들  못지않다. 

  주방, 샤워룸, 화장실, 다이닝, 침실 게다가 오피스까지...그래서 모델명도 아이디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