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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기

방황하는 영혼의 쉼터

                                      IN PERSON


길위의 삶을 살다보니 어려운 일이 많지만 그중 하나가 인맥의 관리/유지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온라인교류니 SNS니 해도 인간관계는 결국 자기가 사는 지역 즉 지연이 중심일 수 밖에 없습니다. 


▣ 아이다호 산중을 달리며-오늘은 어디서 잘까? 


이웃사촌이란 말이 있듯이 당장 내 옆에 가까운 사람이 중요합니다. 대화는 뭐니뭐니해도 in person으로 얼굴 맞대고 침튀기며 하는 것이 최고이구요.


그런데 지역모임이나 교회,그룹활동 등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기 힘들다는 것이 우리같은 훌타임 알브이어들의 최대 난제 중 하나입니다. 

  LA의 범종파교민친교단체에서 주관하는 산행에 격주로 동참 중. 

 

이제 겨우 좀 얼굴 익히고 친해졌나하면 바로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보따리를 싸야합니다. 아무 곳에도 얽매이지 않는 무한자유는 달콤하기 이를데 없지만 그 댓가도 만만치 않은 겁니다. 


물론 우리는 주마간산으로 여행자같이 매일 돌아다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한 지역에 상당기간을 머물 작정입니다. 유목 또는 화전민들처럼.  주로 기후 좋은 곳, 재미난 일이 많은 곳을 찾아 돌 생각이지만 두세달 아니 붙잡는 사람만 있으면 1년도 한군데 머물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무계획이 계획. 


하여 제한된 기간이나마 닻을 내린 지점을 중심으로 가능한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게을리하지 않으려는 생각입니다.  


                                         재충전의 시간  

 과거 이민초기 인연을 맺었던 교회에 이십여년만에 다시 나갔습니다.   


많은 해외동포들이 교회나 성당을 중심으로 인간관계를 맺습니다. 상호 이해타산이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부담없는 만남의 장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희도 주일만큼은 가능한 가까운 종교단체, 영성모임이나 그룹(예배당,성당,절,영성그룹...you name it)을 찾아 나서곤 합니다. 


 다리건너 발보아섬의 작은 성당. 과거 애들을 세인트존 사립에 몇년 보낸 인연으로 카톨릭과도 친숙한 우리가족.  


물론 염불보다 잿밥이라고 현지인들과의 만남, 소시얼라이징, 여흥의 부수적 목적도 중요합니다만 주된 이유는 역시 를 돌아보는 묵상의 시간을 갖기 위함입니다. 돈오돈수(頓悟頓修)도 좋지만 우리같이 돌아서면 바로 까마귀 고기먹고 평상심을 깨먹곤하는 범부들에게는spiritual awakening, enlightenment의 유지를 위한 주기적 재충전이 점수(漸修)를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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