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타임지나 머니매가진이 매년 단골로 뽑는 도시들.
그런 도시들이 연이어 밀집된 지역이 있습니다.
바로 요즘 우리가 헤매고 다니는 동네...
미네아폴리스 서쪽 변두리, 웨스트메트로 지역 입니다. 이 일대의 Chaska, Eden Prairie, Edina, Minnetonka 그리고 Plymoth...중 하나는 언제나 미국에서 가장 주거환경 좋은 도시로 돌아가며 선정되곤 합니다.
태평양다리연구소 모바일오피쓰 유보트는 지난 여름 내내 위에 열거된 도시들을 하나 하나 순방 중입니다.
잠시 아이오아주와 위스칸신주를 다녀 온것 말고는 주로 이 지역에서 두달을 보냈고 이제 석달째로 접어 듭니다. 세이프하버를 찾아 동가숙 서가식하며 ....
그러면서 다시금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음, 역시 최고로 뽑힐 만 하다니까...
땅뎅이 널널하고 물 좋고 공기좋고 인심좋습니다.
시골틱하고 평화로우면서도 결코 세련된 시티라이프마저 포기하지 않는 말 그대로 루랄시티...
다운타운은 서부시대 또는 북구풍의 운치있는 건물들 속에 스칸디나비안 혈통의 늘씬한 미녀들로 득시글한 샤핑몰, 이국적 정취와 개성이 넘치는 아트 갤러리와 레스토랑들, 평화로운 주택가, 동네마다 크고 작은 공원들, 끊임없이 열리는 각종 콘서트와 이벤트들로 활기가 넘칩니다.
그리고 조금만 벗어나면 사방으로 이어지는 숲속의 산책로, 자전거 트레일....
이십여년전, 그러니까 우리가 동부(NY)와 서부(남가주)를 두루 거쳐 결국 이곳에 터잡으면서 처음했던 말이 새삼 생각납니다.
아, 돌고 돌아 이제야 진짜 미국을 찾았네!
지난주 미네통카의 리지데일 라이브러리 정박 중인 유보트.
압니다.
많은 이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이 지역 도시들의 상위권 또는 베스트 선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일년에 반은 땅바닥 구경하기 힘든( 늘 눈에 덥여 있어서) 그 추운데가 어떻게 미국 최고의 살기좋은
베스트플레이쓰( best place to live)냐?...라는 거지요. 사실은 여기 토배기들조차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많더군요.
*미네소타주의 별명: 공식적인 일만호수의 땅, 노쓰스타스테이트외에도 미국의 냉장고, 고퍼(봄이면 눈(땅)속에서 나오는 두더지 일종)스테이트...
우리 역시 동장군의 심술을 견디지 못하고, 작년부터 아이들 다 집 나간 걸 기화로, 겨울마다 철새 흉내를 내고 있습니다. 구둘장에 바퀴를 달고 남쪽가는 제비따라 갔다가 봄바람과 더불어 다시 돌아오는 ....
올해도 이곳에 온 첫날 나도 모르게 외쳤습니다. 미네아폴리스를 가로 지르는 미시시피 강변 트레일 그리고 추억의 주변 거리들을 자전거로 휘 돌다 말고서.
야, 미국에서 여기보다 좋은데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겨울만 빼고.
북구풍의 세련된 다운타운을 구경하고 다니다 외곽으로 10분만 드라이브해 나가면 ...이런 고즈넉한 호수공원이 지천입니다. 점심을 위해 우린 주로 이런 인근 야외 중 한군데를 찾아가지요. 나무 그늘에 유보트를 정박합니다. 잠시 주변을 휘둘러 보고 오면 그대가 만든 배불뚝이 샌드위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호수의 정취를 가득 담은 와인 한잔을 곁들입니다. 이어 식후 30분이면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친구 식곤이. 살짝 열어둔 해치사이로 솔솔 들어와 귓불을 간지럽히는 바람과 윙윙도는 실링휀ceiling fan의 기계음이 어우러진 2중주에 눈꺼풀은 점차 천근 만근이 됩니다. 우린 버튼을 눌러 소파를 침대로 만듭니다. 둘이 손잡고 잠시 꿈나라로 떠나는 한낮의 반시간짜리 오수여행....으로 노숙자의 피곤한 심신에는 다시금 에너지가 재충전됩니다.
신은 공평하시단 생각을 다시 합니다. 이런 주거환경에 겨울날씨마저 온화하다면....
그건 너무 불공평하지요.
어떻게 보면 그렇네요.
이곳의 춘하추 3계가 그렇게 살기 좋을 수 있는 건 나머지 1계 즉 동(겨울) 덕분이라는 아이러니....
동장군의 심술이 아니라면 여기도 너무 많은 사람이 밀려 들어와 또 뉴욕, 엘에이, 샌프란시스코 같이
트래픽, 공해 발생에 집값 올라가고...도떼기 시장으로 화할테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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