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겨울에 지내기가 가장 좋은 곳이 어딘가요?
며칠전 은퇴 후 방문 오신 어느 양반이 물으십니다.
원래 동부 보스톤 언저리를 생각하셨는데 지난 겨울 날씨보고 정나미가 뚝 떨어 졌다 합니다.
개인경험을 토대로 바로 머리에 떠오른 곳은...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
새삼스레 구글링을 해보니 통계자료도 역시 이를 뒷받침합니다.
12월부터 2월까지 평균기온이 가장 높고 맑은 날이 많고....
이중 뉴포트비치는 현재 본블로그(태다련)의 모바일연구소 잠수함이 정박 중인 도시입니다. 이십여년전과 다름없이(당시 6개월간 NPD RV Park에서 체류) 이번에도 역시 날씨만큼은 천상의 무릉도원이 부럽지 않은 곳입니다. 며칠전 한번 마른하늘에 날벼락치듯 저 악명높은 샌타애나바람 Santa Ana winds이 몰아 치긴 했었지만, 그리고 다른 계절에 비하면 흐리고 비오는 날도 간간히 있긴 하지만...날씨에서 만큼은 가히 미국 아니 세계최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동네라는 생각입니다.
같은 웨스트코스트라고 해서, 같은 캘리포니아 남부라고 해서, 아니, 같은 오렌지/샌디에이고카운티라고 해서 다 기후가 같지 않음은 와서 살아보면 금방 알게 됩니다. 해안이냐 내륙이냐, 지형, 엘리베이션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납니다. 대부분지역은 이른바 비치시티스Beach cities들과 기후면에서 비교가 안됩니다. 해안에서 2-3마일만 내륙으로 들어가면 풍광이 급속히 변하기 시작합니다. 점차 밤은 춥고 낮은 덥고....즉 바닷가를 조금만 벗어나면 바로 사막성 또는 산악성기후로 바뀐다는 겁니다.
이 일대 황금의 비치시티들....중에도 특히 기후와 경치에서 '왕중왕'으로 뉴포트비치를 주저없이 꼽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신의 편애라 아니하기 힘든 특이한 지형 때문입니다.
지도를 보면 알수 있듯 페닌슐라(반도)가 코끼리코처럼 길게 늘어져 나와 있습니다. 이게 해안을 감싸고 있는 겁니다. 천연의 방파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지요. 하여 태평양의 차고 모진 맞바람도 잦아들게 만들고 대륙과 반도 사이 베이들은 마치 호수처럼 잔잔합니다.
이런 천혜의 지형이 또한 금상첨화가 되니 NPB가 발군이란 겁니다. 해안절벽에 게딲지 같이 붙은 오막살이집들이 수백만불을 홋가하고 어지간한 저택은 우습게 천만불을 넘는 이유입니다.
아래는 작년 이맘때 미드웨스트 지방-우리집 뒷마당입니다.
일년에 반은 땅바닥 구경을 못한다는 악명높은 추위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런 겨울지옥에서 17년을 살아낸 우리 스스로가 대견합니다.
한국에는 삼한사온이란게 있지요. 아무리 추워도 3-4일 이상 계속되는 일은 드뭅니다.
하지만 중서부 내륙 특히 미네소타의 동장군은 정말 질기지요. 한번 수틀리면(주로 1월 중순에서 2월 중순)열흘도 좋고 보름도 좋습니다. 영하 섭씨로 25도 30도의 날씨가 줄창 계속됩니다. '미국의 냉장고'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하여 우리는 세상없어도 1-2월중 한번은 반드시 남쪽으로 피한여행을 떠나곤 했었지요. 안그랬다가는 동장군 심술에 멀쩡한 사람이 광(狂)하는 수가 있겠더라구요. 북유럽의 암울한 잿빛 하늘 그리고 뭉크의 절규를 연상하시면 됩니다.
같은 시기- 올해 남가주 바닷가에선...
중북부가 혹한에 얼어붙은 2월 중순, 태평양다리연구소가 정박 중인 백배이에서 이런 호사를 누리는 중입니다.
남부 웨스트코스트와 내륙의 미드웨스트를 겨울기후 한 가지로만 비교하자면 가히 천국과 지옥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우리 항해도 지금까지와 같이 어느 뱡향으로 튈지는 내 마음 나도 모릅니다. 아마도 여름은 타주나 타국을 전전할 듯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한겨울 만큼은 남가주 그 중에도 이곳 뉴포트비치를 우리의 피한지로 삼을 생각입니다.
나이가 드니 찬바람 맞으면 신경통으로 여기저기 쑤십니다. 또 모토홈은 너무 추운 곳에서는 모든 플러밍에 윈터라이징을 해주어야 하므로 귀찮고 물사용이 아주 불편하게 된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우리가 남은 여생 겨울만큼은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에서 스노우버딩, 즉 강남제비 스타일로 살아가려는 이유입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날씨 하나만을 기준으로 했을때 이야기 입니다. 물가, 텍스, 교육, 안전 등 종합 비교를 하자면 이야기는 많이 달라질 수 도 있겠지요. 당분간은 미네소타(legal residency), 몬타나(LLC), 네바다(NPO법인등록)로 활동거점을 분산해 놓을 생각입니다.
'미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길바닥 미국그지 생활로 복귀 (0) | 2016.02.29 |
---|---|
기다리던 비보 (0) | 2016.02.25 |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캠핑 트레일러- 에어스트림 밤비 (0) | 2016.02.05 |
나무늘보 속도로 (0) | 2016.01.05 |
길위의 인연들 (0) | 2015.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