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고 단순한 삶을 살자....나무늘보처럼....
집도 절도 없는 노매딕nomadic 이동생활을 계속 중입니다. 낙타 네마리를 이끌고 완전 슬로우템포로....
그런 우릴보고 자주 이런 질문들을 하십니다.
하루 종일 뭐하며 지내나요? 야자수 아래서 매일 낮잠이나 주무시나요?
나참, 그야말로 착각이 심한 거지요.
백조가 물밑에서는 허벌나게 발을 젓는 줄은 모르고 물 위만 보고서리....
태평양다리연구소 특히 지난 4월은 유별나게 자잘한 일들이 많았네요. 뭐 "잔인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생각나는데로 열거해 봅니다.
● 모바일오피쓰 2호차- 인터스테이트의 인공위성 안테나 커버가 나뭇가지에 부딪혀 우그러졌습니다. 수리점에서 제조사에 전화하니 리플레이쓰 견적이 1500불!
다행히 내부 기계는 멀쩡하고 외부 도옴dome만 손상이라 분해해 직접 고쳤습니다. 우그러진 돔을 내부에서 헤어드라이어로 열을 가하며 살살 두드리니 감쪽같이 펴집니다. 패치한 부분이 자세히 보면 좀 표시가 나지만 높은 위치라 잘 안보이고 또 그 뒤부분이 뒤로 가게 돌려다니 완벽! 로변철 소장, 노숙생활 관록과 비례해 맥가이버스타일 잔꽤 기술도 늘어 갑니다.
●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상수도관을 부러뜨렸습니다.
가뭄에 잠시 시원한 분수구경은 좋았지만 이걸 어쩐다 이리뛰고 저리뛰었네요. 다행히 마침 메인터넌스 가이 마이크가 골프카트를 타고 지난가다 달려와 사태수습.
● 이웃에 사는 대책없는 그럼피올드맨 때문에 다투다가 급기야 911 경찰을 부르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간 미전역을 떠돌며 항상 좋은 이웃들과 좋은 인연을 만을 맺어 왔는데 모처럼 제대로 꼴통 원단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그 바람에 리조트의 쥔장인 Jean 아줌마(사진) 와 가족같은 돈독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 주정부의 부당한 조치에 대해 법원에 어필할 일이 생겼었습니다. 그러고나서 며칠 후 하이웨이를 80마일로 운전 중인데 담당자로부터 내 청을 들어 주겠으니 소를 취소해 달라는 반가운 전화를 받았습니다. 메모지를 못찾아 운전하면서 급히 넙적다리 위에 담당 심판관(저지)의 연락처 메모.
● 미국대륙의 중남부까지 교대로 28시간을 연속 운전할 일이 있었습니다. 운전대만 잡으면 1시간이 채 안돼 졸기 시작하는 그대....가 이번에 욕 좀 봤습니다.
Wake Up! 운전 교대시간이야! 아무리 깨워도 비몽사몽을 헤매는 중인 그대... 결국 28시간 중 내가 거진 20시간 이상을 운전했네요. 그리고 며칠동안 완전 그로키상태....젊은 시절엔 이 정도 운전은 별거 아니었는데...
● 2호차에 질세라 1호차도 루프탑A/C 커버를 깨먹었습니다. 워낙 키가 크다보니...
통째로 다 날아가지 않고 껍데기만 깨진데 대해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 무서운 불개미 군단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열어논 꿀통 때문에...
● 원래 이런 모습-버튼을 누르면 뒷부분 침실이 튀어 나오는 -이어야 하는 2호차 로드트렉 아이디얼.
전주인 닥터 프란시스 할머니가 맘에 안든다고 다 철거해 버려 뒷부분을 새로 디자인-리모델링 하느라 고생 중입니다.
이런 드로우어를 사다가 침대 밑에 스토리지를 만들까도 고심 중...
일년사이 알콜중독 홈리스가 된 핸디맨 게리 대신 도와줄 목수를 찾다가 결국 라하브라의 한국인 컨트랙터이신 규동이형(한얼문화원장)으로 낙찰. 같이 뒤뜰에서 3일 동안 목수 노가다하느라 몸살....
● 갑작스런 더스트스톰에 부러진 나무가지가 2호차를 덥쳤습니다.
요행 잔 스크래치가 좀 난거 말고 큰 피해는 없었네요.
● 아들이 오면 사용할 3호차 마제스틱도 질세라 말썽을 부렸습니다. 언젠가부터 하부에서 원인불명 래틀링 잡음이 거슬렸는데
심플 솔루션! 다행히 이렇게 플러머용 호스 크램프 하나로 해결!
유튭에서 얻은 팁이 도움이 되서 수리비 몇백불 세이브한 셈입니다. 그대로부터 맥가이버 소리 한번 더 듣고 우쭐....
아슬아슬한 길 위의 노숙생활...잔인한 계절 4월이라더니 역시 자잘한 불상사가 많았던 듯합니다.
오늘도 무사히....살아 볼수록 참 그지같은 세상이지만 게임을 즐기는 스릴과 보람도 있습니다.
가능한 태평하게 양다리 걸치고 살다 조용히 떠나는 법을 연구 중인 태평양다리연구소....의 안전 운행을 위해 여러분의 관심과 기도를 당부드립니다.
'미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멕시코 마약갱생원으로 떠나며 (0) | 2016.06.26 |
---|---|
내 머리속의 어린 아들 (1) | 2016.06.25 |
사막이 좋은 열가지 이유 (0) | 2016.05.20 |
자린고비라도 질르건 지른다 (0) | 2016.04.30 |
떡본 김에 제사-요세미티 트렉킹 (0) | 2016.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