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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태권도로 미국 국립공원 바위를 부셔버린 이유

여기 지구별 맞아? 

화성에 불시착한 기분. 

사막에 솟구친 기암괴석과 그 틈새에서 떼지어 자라고 있는 첨보는 이상한 나무(같기도 하고 잡초나 해초 같기도 ....)들이 여기저기.... 


하늘 우러러 두팔 벌린 자세의 이 나무 이름이 자슈아트리인데 지구상에서 오로지 이동네에서만 자란다고 한다. 

 옛날에 모르몬 교도들이 밤에 사막에서 길을 잃었는데 멀리서 이 나무들이 사람들처럼 보였더란다. 그래서 열나게 다가가 보니 이런, 나무들이네! 


하지만 그 바람에 길을 찾아 목숨을 건졌다는 것이다. 해서 성경의 인도자-선지자 여호수아(Joshua)이름을 나무에 붙여 준거라는....믿거나 말거나 전설따라 삼천리....


국립공원 이름 '자수아트리 네셔날팍' 의 유래다. 

그런데 나무 생긴게 뭔지 모르게 따가울거 같고 징그럽고 영 정이 안간다. 우리집 앞마당에 있다면 당장 뽑아 아궁이에 던져버렸을 그런....헌데, 만약 진짜 그랬다간 감옥간다고 한다. 어떤 이 지방사는 교포 분이 집 증축하려 샀는데 아뿔사 마당에 쟈수아츄리를 절대 못건드린다하여 완전 망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처음엔 곳곳에 널부러진 기암괴석에 환호와 감탄을 연발하던 식구들이 어째 점차 조용해 진다. 


와우, 앱쏠루틀리 환타스틱! 

오우, 뷰디풀! 

어썸! 


.......(한동안의 침묵) 


그러더니 

아~함yawn......(하품소리) 


잠시후....

음냐음냐....

쿨쿨 

드르렁 드르렁 snore, snore...


그러니까 이런거다, 

아무리 바위가  장관이라도 그렇지 이건 인간적으로 너무 많다!(구비구비 곳곳에 차를 내려 돌아보게 트레일이 조성되어 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사막에  전후좌우 널부러진게 기암이고 자빠진게 괴석이니 이거야 당췌.... 

세상에 돌맹이는 여기 다 쳐갖다 논거 같다. 


아무리 쭉쭉빵빵 절세미인이라도 군계일학일때 눈에 불꽃이 튀지 

이건 뭐 온 세상 여인이 다 제니퍼 로렌스요 길가다 부벼지는게 케이트 업튼이라면 ...

조만간 하품이 나오지 않겠나 말이다.  경제학에도 있다.  희소성의 원리. 

 저 바위 중 그냥 아무거나 한 개 기중기로 들어다가 도시 어느 집 정원 앞에 갖다 놓아도 아마 그 집 값은 껑충 뛸 거다. 동네 명소로 변해 지나가다 다들 차세우고 내릴 것이다. 배경으로 사진한장 박고 가려고.  

그만큼 멋진, 제사지내고 싶을 만큼 신비롭고 웅장한 바위가 지천에 널렸다. 


하지만 하루종일 계속 바위와 오로지 한 종류 여호수아나무만 보니 슬슬 지루함을 너머 넌덜머리가 나려한다. 평생 본 모든 바위 숫자의 몇배되는 바위를 한나절에 본거 같다. 


아이들은 이제 차에서 내릴 생각도 안하고 쿨쿨 자고, 

졸다 깬 그대는 한다는 소리가,  


" 여보 아직도 채석장 안끝났어?" 


약간 부아가 치민다. 이 멀리 비싼 화석연료 태우며 피곤하게 운전해 데려 왔더니 뭐 채석장?!

열받아 태권도로 국립공원 바위 몇개를 부셔 버리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