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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춘추

미국에서 홈리스로 사는 법



아래 글은 약 일년 전인 2014년 봄에 다른 사이트에 썼던 글입니다. 
우리처럼 이민 짬밥수가 좀 되는,  대략 20년-40년 정도 된, 이제는 대부분 은퇴한 
노년의 동포들이 주로 단골로 드난드는 카페의  한 게시판에 올렸 던 글이지요. 
글의 성격상 이곳 '태평양다리연구소'에 옮겨 놓습니다. 

은퇴라기엔 그렇고 좀 일찍 조퇴했습니다. 벌어논 거 별로 없이.   
한국에선 캠핑카라 하더군요. 삼십년 옆지기와 둘이서 모토홈(RV)으로 
세상구경이나 다니며 대충 떼우다 길위에서 남은 여생 마치려구요. 
어차피 너나없는 나그네 인생인데 뭐. 

요즘 기대수명보니 잘하면 20년 잘못하면 30년 최악의 경우 40년은 버텨야 하는데.... 
오르는 개스비 감당할 일이 걱정이긴 합니다만.... 


은퇴백수 부부....얼핏보긴 우아하게 유유자적 중인 듯 보이는지 
많은 분들이 부럽다고 하시지만 물밑에선 허벌나게 발차기 중인 백조의 모습을 생각하시며 될 듯.
심리학에 '헤도닉 어답테이션'이라고 하던가요? 
갖고 싶은 것/ 꿈을 이루고 나면 한동안은 뿌듯, 행복하지만 그 약발은 절대 오래 안간다는 ... 

우리의 바퀴달린 집/오피스는 35피트길이의 모토홈입니다. 8마일/갤런의 기름먹는 하마...
몇 달을 쇼에도 가고 리서치해도 원하는 리그를 찾지 못하다 일단 싼 맛에 
덜렁 샀습니다. 

잠시 타고 다니다 바꾸려고.  헌데 3개월 4천마일(미네소타에서 
캐나다 밴쿠버 올라갔다가 거쳐 시애틀, 
현재 샌프란시스코 방향으로 진행 중)가까이 운행하며 보니 
연세에 비해 언덕배기도 힘ㅊ게 올라가고 스틸 쌩쌩~ 쓸 만합니다.  

해서 한 1-2년 더 쓰다 바꾸려구요.  

세간살이를 나눠 싣고 찌푸차 한대 꽁무니에 달고.... 
저희는 여행자라기보다는 
이른바 '스노우버드'(매년 겨울을 남부나 남미에서 보내고 봄에 돌가곤 하는 
북부의 은퇴노인들)에 가깝네요. 흔히 우리같이 사는 이들을 알브이 
훌타이머RV Full timer라 미국인들은 부릅니다만  

다 팔고 남은 돈은 ETF에 분산 투척하고 그나마 작은 집한채 꼬불쳐두었던 
거 마저 신경쓰기 구찮아 강냉이 바꿨으니 
쉽게 그냥 홈리스, 방랑노숙자 ....라 생각하시면 맞구요. 

다녀보니 땅뎅이 널널하고 도로망, RV파크등 여건이 좋은 북미지역은 
지금 같은 이런 식의 캐러바닝으로 견디는데 아무 문제가 없을듯 합니다. 

알브이파크에서 만나 함께 그룹을 이뤄 돌아다니면서 캐나디언, 
미국인부부 훌타이머들로부터 배우고 정보도 교환하고 
기획단계에서 걱정했던 많은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면서 
다양한 서바이벌 기법,노하우들를 터득하고 나니... 
오히려 좀 싱거울 정도.... 원래 예수붓다 흉내 자발적 고행자의 삶을 생각하고 
더 많은 챨렌지와 난관을 예상, 각오했었는데 예상보다 편해서 미안할 지경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모든 여건과 치안이 좋은 북미지역 이야기. 
앞으로(3-4년쯤 후?) 남미 등 개발도상국은 어쩔 것이며, 과거 캐러버닝을 
처음 시작했던 곳으로   
도로가 협소한 유럽 그리고 일본,한국에선 또 어떤 식으로 바꾸어서 
이동과 주거를 해결할까는 아직 연구 중입니다. 

장차 뜻이 맞는 서너대가 모여 그룹랠리를 하면 좋겠단 생각도 합니다. 

험한 산일수록 타는 재미는 더한 법. 
이제부터 우리 앞에 일어날 일들이 기다려 집니다.  
"운명아 덤벼라 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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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의 삶을 망서리게 만들었던 것 중 하나가 오랜 이웃,친구들과의 이별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신 막상 온라인에서 얼마든 정신적 교류와 즐거운 소시얼라이징이 가능하니 
이 또한 큰 문제가 아니군요. 

늘 존경하는 **의 이 ***카페에서도 좋은친구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헌데.... 저희도 사반세기를 살다보니 미국 바닥 참 좁네요-여기 
단골과객분들 중에 아는 분이 두분이나....
조만간 이분들 땜에 로변철(필명)이 신상 조만간 다 털릴 듯....
(현위치: 오레곤 포트랜드의 컬럼비아리버 RV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