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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기

백수생활의 진실


세상은 누구나 일단 나인투화이브(9 to 5)의 rat race생활을 해야만 정상인으로 본다. 특히 남자는. 

그러지 않는 이들, 즉 다람쥐 체바퀴 돌듯 매일 출퇴근을 안하는 사람은 실제 돈을 벌건 말건 일단 백수, 룸펜이라 부른다.  


그렇담 로변철 소장은 올해로 백수생활 어언 8년째 접어드는 셈.  


장기간 백수생활을 해보니 사실 엄청 시간이 많다.  당연하다. 아무 것에도 매어 있지 않으니까. 

하지만....

그건 공식적으로 일 뿐이다. 이론적으로만 그렇다. 


실제는?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연일 허연 눈섭을 휘날리며 동분서주 뛰어 다닌다.    


이유는? 

크고 작은 다양한 만남이 끝없이 이어지고 모든 대소사를 직접 처리해야하기 때문이다. 


바쁜 주업/직장이 있는 경우 누구나 당연히 이런 저런 사소한 일들은 할 생각 자체를 처음부터 안(못)한다. 별 중요치 않은 사람이나 모임/만남은 애초에 생각하지 않거나 당연히 사양한다. 주위에서 그러려니 하고 상대도 십분 이해한다. 



백수는 다르다.  

오만잡사를 다 직접 손수 처리해야하고 이런저런 인연 오가다 스치는 사람도 다 챙겨야 하고 챙기게 된다. 

가진건 시간 밖에 없는데 뭐...노느니 뭐 이것 좀 해달라...쉬시는 김에 이거나 좀 와 달라... 부탁도 사방 많다. 거절하면 섭섭해 한다. 

놀면서 그 정도도 안해주나....


결과적으로 풀타임 잡을 가진 이 못지 않게, 아니 그들보다 더 바쁘게 사는 기분이다.  


비너스에서 온 그대는 연전에 바하마 캬리비안 크루즈여행이 그렇게나 좋았고 행복했단다.  

우린 화성출신이라선지 뭐 그렇게까지는....조금 지루하기도 하고 별로 였는데...


어쨌든 그대는 올 겨울 무려 60일간의 북유럽행 싸구려 리포지셔닝크루즈repositioning cruise여행을 반드시 

다시 하고 싶단다. 


- 뭐 두달씩이나?

- 어차피 백순데 뭐가 문제예요?...비용도 육지생활비 드는거나 비슷한데...


지금 처리할 일, 앞으로 로변공화국 건국준비, 벌여논 잡다한 일들은 다 어쩌고..

태평양 상공에 다리도 건설해야 하고...약속들은 또 얼마나 많은데....


두달 시간을 미리 빼놓려면 이거 정말 올 가을... 백수아저씨 한명 과로사하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