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록) 귀여운 다람쥐 가족에게 몹쓸 짓을...

 요즘은 시팅불은 세이프하버에ㅐ 정박시켜두고 단촐하게 똘똘이만 타고 

남가주 엘시노 호변을 전전하며 위장야숙stealth boondock중입니다. 

그러다 오늘은 물도 떨어지고 겸사겸사 해서 인근 알브이파크에 폼나게 체크인했습니다. 

근데 이런, 훌사이트에 전기와 상수도만 있고 와이화이 케이블 그리고 무엇보다 하수처리 즉 

즉 수어배관이 없는 겁니다. 훌훅업full hook up으로 알았는데.... 촌구석이라 뭐 이런 데가 다 있네요. 

어쩐지 요금이 싸더라니...

샤워는 해야하는데...

하여 둑간 밑의 블랙탱크 밸브는 잠근채 키친싱크 그리고 배쓰룸에 연결된 그레이탱크 밸브는 오픈해 두어서 

그냥 목욕물을 야자수 밑에 방출하기로 했습니다. 

근데, 그대 왈, 

그러다 주변에 워터퍼들이 생기면 보기에도 안좋고 벌레 생기고...하니 

그냥 홀딩했다 나중에 덤프스테이션에서 시원하게 방출하는게 어때요? ...라네요. 

하지만 모처럼 연결된 물 펑펑쓰며 시원하게 샤워 좀 즐기려는데 

이런,  우리 똘똘이의 오수탱크는 용량이 불과 40갤런이 채 안되는 지라....넘칠 걱정을 해야하다니

내 신세가 야속했습니다. 

그리고 요즘 캘포냐가 수백년래 가뭄이라는데 이럴때 사막에다 수분보충 좀 해주는 것도 좋은 일 아닌가 싶더군요. 

하여 옆지기님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동시에 느긋하게 룰루랄라 샤워를 즐길 묘책을 궁리하려는 바로 그때! 

문득 코너의 팜츄리 밑에 야무지게 파헤쳐진 땅구멍으로 여러마리의 다람쥐들이 

분주히 들락거리는 모습이 시야에 포착되었습니다. 

얘들아 니들은 다른데다가 또 파면 되자나. 

하지만 아저씬 사막에서 3일이나 샤워를 못했단다. 사정 좀 봐주라. 

원래 로변철이가 이런 인간은 아닌데...요며칠 인랜드 엠파이어의 뜨거운 태양 때문에 

그 옛날 지중해안의 그 누구처럼 뇌가 좀 익은건지...그만...

귀여운 스쿼럴 가족에게 몹쓸짓을 하고 말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