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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기

본처로 삼기엔 부족했던 그녀를 보내고



꿈의 RV '후리스피릿"   

-그럼 뭐해, 잠자리가 불편한데 


유보트 2호였던 후리스피릿(Leisure travel free Spirit SS)을 딴남자한테 시집 보냈습니다. 

대신 로드트렉 아이디얼(Roadtrek Agile Ideal SS)과 전격 재혼을 선언합니다.   


잠잘때 베드를 펴려면 스트레치 아욷(slide-out)을 해야만 하는 후리스피릿. 

그 때문에 값은 기본형보다 만불이나 더 비쌉니다. 신차의 MSRP가 12만5천불인데 SS는 슬라이드아웃 때문에 13만5천불.      


헌데 이런 이런, 


노숙을 밥먹듯하는 태평양다리연구소 로소장에게 이 옵션이 오히려 혹달린 것 처럼 불편하더란 겁니다. 아니 불편 정도가 아니라 궁합이 본질적으로 맞지를 않습니다. 로변에 세우고 자려면 옆구리를 튀어 나오게 해야 합니다. 표도 나고 위험하기도 합니다. 이런 것도 과유불급의 전형





내부에서도 그렇습니다. 침대가 중간에 떡 펼쳐지니 불편하기 짝이 없고...자다가 오줌이라도 누려치면 곤히 자는 그대를 살금살금 타고 넘어 가야 합니다. 잠을 깨우기 일쑤에 간혹 자는데 더듬냐는 억울한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물론 그녀는 명품 RV로 class b에서는 최고봉입니다. 가격도 후덜덜, 에어스트림 보다도 더 비싼 감이 있습니다. 캐나다산으로 각종 휘쳐와 훠니쳐등은 삐까번쩍!  럭셔리 좋아하는, 폼생폼사인 사람들에겐 정녕 꿈의 RV 맞습니다. 


텍사스 지나가다 첫눈에 반한데다 워낙 급매물이라 딜이 너무 좋아 충동을 억제하기 힘들었습니다. 구조상 문제점이야 처음부터 알긴 했습니다. 하지만 대충 데리고 살다보면 그럭저럭 적응이 되겠지 했었지요.  


사실 지난 겨우내 세칸드로 가끔 탈때는 그럭저럭 탈만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봄부터 본부인으로 격상하고 보니 이건 영 아니더란 겁니다. 


뚱딴지같이, 이 대목에서 문득 젊은이들에게 한마디 당부하고 싶어 지네요.  

첫눈에 뿅가서 덜렁 결혼들 하지 말라고. 충분히 살아보고 천천히 해도 늦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