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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기

바하캘리훠냐를 다녀와서

지난주 멕시코 원주민 인디오들이 거하는 깜보농장과 마약갱생원을 찾았다. 자원봉사? 

오해마시길. 

어디까지나 그들이 아닌 나를 위해서. 


▣ 마약리햅센터-갱생원에서 치유 중인 원생들과의 즐거운 식사시간 


어딜봐서 이들이 과거 흉악한 마약사범들이었단 말인가...10명에 3명 정도가 약간의 영어소통을 한다. 그런데 그중에 아주 영어가 유창한 한 청년이 있어 심각한 멕시코의 마약상황 그리고 무시무시한 카르텔에 대해 짧은 시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팀 아이들과 약에서 회복 중인 소버상태의 청년들과의 열띤 농구시합. 


그리고 우리 팀은 낮에는 주로는 인디오 마을청소/소독을 다님.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그대가 걱정이 돼서 나를 학교건축 지붕공사팀에서 빼내 청소팀으로 넣어 준건데 첫 집에 찾아가 방문을 연 순간, 

OMG! 그냥 천장공사하는게 나을 뻔했다...!!!

주민들에게 미안했지만 마스크와 고무장갑을 벗기 힘들었을 정도로 불결, 열악한 환경...

우리의 방문에 대해 아녀자들과는 달리 다분히 냉소적인 표정의 아저씨.

이런데서 한방에 두세가족이 혼숙 섞여 살다보니 13, 14세 여자애들이 

근친혼으로 이미 다들 아이를 낳고는 엄마가 되어버리는 황당한 상황이 반복 중 



이건 소독을 위해 모든 가재도구를 드러낸 이후의 집안 모습.  

치우기 전 모습은 차마 공개하기가.... 

우리 어려서는 서울에서도 흔히보던, 인간의 가장 자연스런 수유 장면. 

공장우유 타먹이지 말고 이런 건 좀 미국엄마들이 여기와서 배웠으면.... 


아이들은 어디나 어느종족이나 다 하나같이 천진난만.. 

남자들은 전부 농장노동 나가고 동네에는 애보는 할머니, 아기엄마들만...

피땀흘려 몇년을 모은 돈으로 인디오들이 제일 먼저 사는건 너도 나도 자동차라고. 

그러나 면허도 낼 수 없고 대부분 속아 사서 금새 망가지면 고칠 돈도 없고 결국 마을 어구에 이렇게 다 방치되어 있단다. 


이분들은 원래는 대대로 벌거벗고 흙구덩이에 살고 있었다 한다.  

노동착취를 위해 농장주들이 멕시코시티 남쪽의 이들 마을에 가서 버스와 트럭으로 실어와 비닐하우스 농장옆에 시멘트블록으로 집을 지어 살게 하고 있다. 


중노동 댓가로 주는 돈은 하루평균 9불! 아니, 한시간이 아니고 하루종일 새벽부터 밤까지 일시키고 일당이! 


매주 많은 구호/ 선교단체에서 각종 구제품을 넘치게 나눠주고는 있지만 워낙 물건을 정리하고 관리하는 습관이 없는 문화 집안이 하나같이 상상을 초월하는 엉망진창 상태 


마치 미국리얼리티 프로의 호더스들 집을 연상하면 된다. 어쩌면 공짜로 생긴 물자들이라 또 계속 무료로 주니 별 고마운지 몰라선가?란 생각도 든다. 



물고기를 무상으로 주기 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맞는데 알면서도 그게 그리 말처럼 쉽지 않다고 한다. 

급하다보니 일단은 달려들어 청소와 위생관리를  돕는 상황. 며칠지나면 원상으로 돌아가 도루묵이 되지만 그래도 이젠 여성들이 속옷도 입고 애들이 세수도 하고 조금씩 변하는게 느껴지는 중이라고. 



스프레이 약을 치니 구멍마다에서 커다란 바퀴벌레들이 일렬종대로 행군해 나온다. 

어느새  좁은 방안은 벌레들의 왕국. 


근데 옆에서 요즘 마을마다 이상한 바이러스성 열병으로, 특히 애 낳은 여자들이 여럿 죽어 나갔다고 하신다.  아, 진작 말씀하시지 참을성 없는 변철옵하, 넘 더워서 마스크랑 장갑 다 벗고 마당에서 이불, 매트리스 털며  미세먼지 실컷 마셨더니만....


이들은 어찌된게 주민증등록도 출생기록도 없다. 

당연 학교도 못가고 정부로부터 어떤 보호도 보상도 못받고 있다 한다.


값싼 노동력이 필요한 농장/ 공장주들이 이런 돼지우리간 같은데 데려와 살게 하면서 일당 9불정도 주고 중노동을 시킨다는 말에 할말을 잃은 우리 일행. 설마, 그럴라구...했더니 여기 오래산 분 말씀이 정말 그렇단다.  멕시코 정부 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  



소독약 때문인지 잔기침이나고 내 허파는 밤새 근지럽다 투덜댄다. 


우리 아들 개똥이는 온몸을 벌레에 뜯겨 요모양이....


내내 트럭 뒷칸에 타고 이동하던 백만불짜리 그대 엉덩이에는 결국 시퍼런 멍이 들고...


육신은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그 어느 먹고 마시는 관광보다 뿌듯했던 여정이었다. 


Dad. 이런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 

아들녀석이 내 등을 툭툭 토닥거리며 굿잡! 데드...하더니 긴팔로 내 어깨를 휘감으며 허그를 한다.  

이거 누가 아들이고 누가 애비냐. 


여튼, 

즉흥적 결정이었지만 이번에 가길 너무나 잘했다. 

그리고 바하캐리훠냐여, 잠시 기다려라,  

조만간 다시 찾아가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