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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춘추

쓰레기통이 있는 풍경


우리나라 정말 많이 발전했더라. 세계 어느 선진국 못지 않게 시민의식도 높아졌더군 

그런데 어딜가나 쓰레기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더라구...

모처럼 고국방문을 하고 온 동포 이민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입니다. 저 역시 지난 겨울 방문한 서울의 한복판, 명동거리 조차 여전히 쓰레기 문제가 해결 안된 걸 보고 이해가 안되고 가슴이 답답하던 생각이 납니다. 

2-3년에 한번쯤은 모국방문을 해온 편인데 이삽십년전이나 다를바 없는게 서울과 전국 유원지에 널려 있는 쓰레기 문제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으로 인산인해인 명동...뒷골목에는 감당히 안돼 쓰레기를 말그대로 산처럼 노상에 쌓논 곳도 있었습니다. 그 악취....어이가 없었습니다. 

다들 코가 막혔는지 20층 넘는 호텔방까지 하수구를 통해 시궁창 냄새가 올라오는데 그냥 다른 도리가 없다며 스프레이 방취제나 뿌리고 있었습니다.    

설악산, 제주도 같은 명승지, 아름다운 관광지는 더욱 더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 보였습니다. 

다들 외국인보기 부끄럽다면서도 만성이 되선지 그러려니 포기하고 사는 듯 했습니다.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이 국제적으로 나라망신을 시켰다고 한탄들 합니다. 그보다 거리 쓰레기로 인해 그간 누적된 국가 이미지의 대외적 손상은 알게 모르게 아마도 그 몇배 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사람 사는 곳에 어디나 쓰레기가 발생합니다. 다른 선진국들도 지저분한 지역이 있고 어느 도시나 쓰레기는 골치 아픈 문제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리고 전국적으로 쓰레기 처리 시스템이 한국처럼 엉터리인 선진국은 필자가 가본 한 없었습니다.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게 머리좋고 이제는 돈도 많은 우리 한민족인데 왜 몇십년째 왜 쓰레기처리 문제하날 개선 못할까? 단순히 예산문제일까? 

.....해서 

태평양다리연구소가 오늘 문제의식을 갖고 미국/캐나다/유럽과 한국을 비교 연구했습니다.

장장 5초만에 결론이 나왔습니다.

우선, 흔히 말하듯 절대 시민의식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미국,유럽에도 보는 사람, 그리고 쓰레기통 가까이 없으면 대충 몰래 버리는 비양심이 왜 없을까요?  

그럼 이유가 뭐냐? 
답은 
길에 쓰레기통이 없거나 절대부족하다

예를 들어 1에이커 정도 오픈스페이스의 퍼브릭 공간이 있다고 합시다. 미국은 보통 트레쉬캔이 최소 20개 정도가 요소마다 있는 걸 봅니다. 크기도 드럼통 만하게 엄청 큽니다. 

같은 면적에 한국은 한 두개? 심지어 드넓은 광장에 아예 하나도 없는 곳이 많았습니다.    
이게 말이되냐니까 이구동성으로 쓰레기통을 놔두면 주변이 더욱 지저분해지므로 아예 전부 치운거라는 말들을 앵무새처럼 하고들 있었습니다.  로변철 눈에는 전부 가쌈시티의 사악한데다가 어리석기까지한 시장에게 세뇌된 좀비들 같이 보였습니다. 

그럼 해결책은 무ㅓ냐
너무나 간단합니다. 

요소요소 쓰레기통을 많이 만들고 효율적으로 수거하는 시스템을 만들면 된다

해결책이 너무나 싱거워서 피식 웃는 분이 많을 겁니다. 
책임자, 담당 공무원 중에 명문대 출신 도시환경공학박사들도 수두룩할텐데 다들 그걸 몰랐을라구?  

거기에 대해서는 이런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너무나 단순하고 쉬운 해답이라 다들 미처 간과하고 있었다는...

똑똑한 바보라는 말이 있지요. 어떤 사안을 너무 깊게 너무 오래 생각하다보면 자칫 간단하고 손쉬운 해결책 놔두고 이상하고 복잡한 논리와 방법에 사로 잡혀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고 일을 그르치는...

쓰레기 문제뿐 아니라 사실 인생살이 그런 일이 요소요소 참으로 많이 벌어 지고 있는 걸 봅니다. 해결책(진리)은 턱밑에 있는 데 평생 남의 다리 긁으면서 엉뚱한 곳 파면서 푸념하고 앉아 있는 경우....비일비재합니다. 

아래 사진은 오늘 아침 산책길에 찍은 겁니다. 요즘 태평양다리연구소가 진치고 있는 막햄팍이란 곳으로 플로리다 마이아미에서 서쪽으로 1시간 정도거리에 있는 시민공원/캠프장/사격장...입니다. 주말 외에는 늘 한산한 곳입니다.  

사진속 숨은 쓰레기통 찾기-

아래 각 사진 속에 쓰레기통이 몇개나 보이시나요? 

우리 연구소 바로 뒤에,  수로/운하에 보트트레일러 대는 곳인에 엄청난 크기의 쓰레기 통이 도크마다 양쪽으로 놓여 있습니다. 정답은 3개. 

아래는 파크 밖에 마을버스 기다리는 곳.  역시 인적이 아주 드뭅니다. 평소 앉아 있는 사람 거의 본적 없음.  그러나 역시 벤치 양편에...거대한 쓰레기통의 위용!   

아래 사진나무로 커버를 해놓은 3개의 역시 허벌나게 큰 크기의 쓰레기통들...보이시나요?  

역시 인적 드문 곳. 즉 캠프장 한 코너에 만들어진, 말 그대로 인공시설을 최소화한 자연 그대로의 원시 캠핑구역인데....보십시오,  쓰레기통 만큼은 철저하게 사방팔방에 비치해 놨습니다. 

이러니 통행이 많은 시내 도심에는 쓰레기통이 얼마나 많을지 가히 상상이 가시나요? 

로소장이 이런 말하면 꼭 미국,유럽은 더 더럽던데 뭘....딴지 거는 사람 꼭 있습니다. 엘에이 다운타운이나 뉴욕 후러싱, 빠리 뒷골목 좀 살아보고 해외통을 자처하는 분들입니다.

하여간, 

지금 유목민 로변철이가 살던 곳, 그리고 요즘 일시정착 중인 플로리다만 이 아닙니다. 서울에선 정말 춤바람 도망간 젊은 마누라보다 찾기 힘든 거리의 쓰레기통(그래서 껌종이, 음료캔을 종일 들고 다니다가 결국 호텔방에 버려야 했었음)이 미국/캐나다/유럽 선진국에는 도시건 시골이건 어디나 요소마다 상대적으로 정말 많이 설치되어 있음을 조금만 관심갖고 비교하면 쉽게 알게 됩니다.  

또 그 트레쉬캔에서 모아진 블랙빈들을 한군데 모으는 콘테이너스타일 거대한 덤스터가 여기저기 구석마다 숨어 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파가 몰리는 지역엔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방기하는 비양심 인간들이 있긴하지만 한국의 유원지, 거리와 비교하면 그 쓰레기는 10분의 1도 안될거라는게 저의 느낌입니다. 

그리고 그건 시민의식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사방에 쓰레기통이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람사는 곳에 쓰레기는 어쩔수 없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쓰레기가 사방에 굴러 다니는거 보다야 "쓰레기통이 보이는 풍경" 이 백번 낫겠지요. 

문득, 깨진 유리창 이론이 떠오릅니다. 거리에 쓰레기통 확충- 간과하기 쉽지만 예산타령 그만하고 시급히 해결 할 큰 국가적 과제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