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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아들 프로젝트

내 아이를 올림픽 선수로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

내 아이를 올림픽 선수로 키우는 방법  


미국에 사시는 분으로 아직 어리지만 장차 올림픽대표선수 꿈을 가진 아이에게 

계속 수영을 시키는 문제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물어 오신 분이 계셨습니다. 

답변도 드릴 겸 생각나는대로 써보는 글입니다.   

 

우리 애들 어렸을때-옛날 앨범애서. 


수영은 특히 인내력과 끈기를 키워주기 때문에 수영잘하는 애들은 보면 대체로 공부도 잘하게 되고 성격도 좋아 집니다. 우리가 애들에게 처음 수영을 시키게된 주요 목적도 수영자체보다 거기에 있었지요저 역시 중학때 잠시 수영선수를 해본 경험이 있는데 다른 종목은 전국체전 나가는 정도면 공부는 완전 제껴 놓더라구요. 그런데 수영선수들은 공부도 최고인 친구들이 많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 애들 경우 미국변방 인구10만 정도의 한인이 드문 소도시에서 자랐습니다. 둘다 3까진 학교팀 외에도 학부모들이 사비를 모아 조직하고 코치를 고용해 만든 private swim club에서 조석으로 연습을 했지요. 그러나 하이스쿨 이후로는 다른 목표들이 자연스레 생겼고 수영은 학교팀 소속으로만 했습니다. 자연 아주 그길로 발벗고 나가는 애들에 비해 기록이 급속히 처지게 되더군요.


당시엔 조금 섭섭했지요. 허나 지나고 지금 생각하면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수영으로 인해 심신의 건강한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는 , 어려서부터 같이 수영한 친구들과 지금까지 절친으로 지내고 원정시합,행사등으로 가족들까지도 십년이상 교류하며 좋은 추억을 쌓은 것....등등 충분히 많은 것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수영을 잘하게 하기위해 무엇보다 중요한건, 애들이 자기가 좋아서, 즐기면서 있게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것 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너무 푸시하고 밀어 부치면 소질있던 아이도 제풀에 흥미를 잃게 됩니다. 그것이 공통된 아동심리지요. 살며 보니 미국부모들에 비해 한국/중국 부모들이 이런 면이 상당히 부족한 듯 합니다. 그걸 모른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런데 실제보면 잘 안됩니다. 저 자신도 아이들에게 엄격힌 편이라 좀 그랬던 거 같습니다. 과거 군사문화 속 교육풍토의 한국에서 자란 영향이 무서운 겁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즐기면서 하게 하기보다는 뭔가 훈련을 시킨다, 메달따려면 무섭게 몰아 붙여야 한다는 마인드를 기본깔고 있는 한국 부모들이 태반입니다.


머리좋은 사람이 열심히 하는 사람 못당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 좋아서 하는 사람 못당한다 든가 하는 말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 수영선수 부모들은 '좋아서"라는 말을 꼭 명심해야 됩니다. 왜냐하면 다른 스포츠에 비해 수영은 고독하고 힘든 자기와의 끝없는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스스로 좋아서 해야만 계속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잘 하다가도 주기적으로 슬럼프가 옵니다. 바로 그때 부모가 애들 기분과 분위기를 이끌어 슬럼프에서 빠져 나오게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합니다. 한동안 쉬게 한다든지....애가 재미나게 해주기보다 결과에 집착해 급한 마음에 윽박지르는 식으로 가면 거기서 종치게 되는 겁니다. 


뒷바라지하느라 고생은 좀 했지만 지금도 우리는 애들에게 수영시킨 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나고나서 궂이 아쉬운 것을 하나만 들라면 애들이 스테이트챔피언이나 올림픽대표가 못된게 아닙니다. 오히려 훈련과 결과에 너무 중점을 두기보다는 십여년 넘게 수영하는 내내 모든 관심과 정열을 아이들이  즐겁고 신나게 수영연습을 즐기는데에만 집중적으로 쏟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라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역설적으로 만약 그랬더라면, 어쩌면 우리애들이 더 신나게 하이스쿨 가서도 수영을 했을지 모르고 그러다 정말 올림픽 대표가 될 수 있었을지 누가 알랴 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칩니다.  


                                        도터가 U of M 스테이트밋에 출전했을때 


결과만 중시하는 인생이 손해보는 장사인 이유  

반론이나 다른 의견을 제기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물론 이번 올림픽 중국/한국 메달수에서도 나오듯 실적/결과론적으로만 보면 소위 타이거맘 스타일이 효과있는 방법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결과가 아니라 절대적으로 과정이라는게 나이 먹어갈수록 느끼는 로변철의 분명한 깨달음입니다.  과정이 행복하고 즐거웠다면 결과에 관계없이 완전 성공한 겁니다. 모든 결과는 끝이 아니라 다시 그 다음 과정의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그 긴 과정 매일이 삶이 이 부모자식간에 피차 고통스럽고 괴로웠다면 마지막 결과가 금메달이라도 그 인생은 절반의 성공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결과가 주는 행복이란게 아무리 대단해도 결국 잠시 잠깐이기 때문입니다. 흥분은 길어야 며칠 몇주 갑니다. 주위는 물론 본인에게조차 그 행복감의 약발이 그리 오래 안갑니다. 그러므로 결과만을 위해 그 몇백 몇천배 시간을 고통 속에 보낸다는건 완전 손해보는 장사가 된다는 겁니다.  

오늘,  지금 이 순간, 아이가 진정 행복하게, 즐기면서 운동연습을 하고 있나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장차 올림픽 대표가 되거나 금메달 따는 것 보다 중요하다는 건 그래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