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 도서관에 갔다가 신문철을 보았습니다. 지방지, 전국지를 불문하고 모든 신문들의 1면이 어제 보스톤 마라톤 폭탄테러 사진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습니다. 늘 하는 새삼스럴 것도 없는 이야기지만 뉴스를 보며 느낀 점 몇자 끄적여 봅니다.
세상살이를 어수선하게 만드는 가장 위험하고 나쁜 것이 바로 독선이다. 나만 옳고 내 해석만이 진리다-라는 착각 말이다. 그것이 개인적 소신이건 정치이념이건 종교적 믿음이건 아집의 형성과정과 사회에 미치는 병폐는 유사하다.
나의 판단 내지는 내가 속한 정파/종파의 논리와 해석만이 옳다. 고로 나와 상충되는 너의 생각은 틀렸다, (그것이 종교적 이견일 경우) 너는 사탄이다-라는 생각.....이건 비단 특정 광신교도들이나 이슬람 급진파들 만이 아니다. 그 어떤 종교인들도 자칫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지능, 지식의 높고 낮음, 가방줄 길이에 무관하게 이런 확증편향으로 인한 딜루젼은 인간 누구에게나 쉽게 일어난다고 심리학자들은 설명한다. 한번 믿은 것, 믿고 싶은 것에 대해서는 반대되는 증거는 나도모르게 배척하게 되고 그 믿음을 뒷받침하는 자료는 그거봐 맞자나! 하고 받아들이면서 일방향으로 신념체계를 구축, 강화해 나가게 되는 이런 심리현상은 인지부조화에 관한 여러 실험으로 입증된다. 로변철 자신도 소시적에 빡쎄게 경험했다. 그래서 안다. 그게 어떤건지. 그리고 보인다. 지금도 주변에 널린 예전의 내 모습을 한 이들의 그 마음 속이.
사랑에 빠져 눈에 콩깍지가 씌이는 현상과도 유사하다. 한번 경도되면 본인은 자기가 심각한 논리의 함정에 빠져 있음을 스스로는 절대 인식하지 못한다. 그래서 무섭다. 이런 이들이 서로를 격려해가며 무리를 짓고 조직을 이루기 시작하면 점입가경이 된다. 대책없는 집단 망상의 향연이 시작된다. 그런 심리부조리의 일반화 현상이 벌어지면 제정신인 사람이 미친사람이 된다...가히 이거야 말로 인류의 대역병이닐까? 세상을 어지럽히고 가정을 분란시키고 너와 나를 가르는....
어제같은 테러 폭발사건에서 보듯 특히 종교적 독선이 무섭다. 한번 빠지면 자신도 모르게 점차 이성이 서서히 마비될 수가 있다. 그건 정치적으로 파당을 짓거나 하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아주 영혼을 송두리째 빼앗기기 때문이다.
나와 다른 것=틀린 것= 극복(전도,교화)해야할 대상=적/사탄이 되면서 결국 집단광기로 이어지는 건 시간 문제가 된다. 역사가 증명하듯. 지금도 주위에 흔히 보듯.
순수한 진리탐구에의 열정과 호기심은 인간의 본능이다. 사유하는 인간은 아름답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쳐 지적탐욕이 되면 아집에 빠지기 쉽다. 인간의 제한된 언어나 사고력으로는 이해나 논리적 설명이 불가능한 초월계에 속한 문제가 있음을 망각해선 안된다.
당신은 지금 한편으로는 논리적 입증이 불가능한 신비의 영역에 속한 것이 종교고 훼이쓰faith임을 인정한다고 말하면서 그래도 내가 믿는 신앙만큼은 합리적 과학적 논거를 가졌으며 유일한 진리라고 굳세게 믿고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스스로 폐쇄논리에 갖힌 믿음 속에 안주하려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바로 그런 착각에 빠진 어떤 인간이 어제 또다시 폭탄테러를 저지르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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