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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기

노숙자가 본 홈리스

노숙자가 본 홈리스 


어느 도시의 '동굴'을 가봐도 그렇더군요.  

약방의 감초처럼 터줏대감 홈리스들이 몇 분은 꼭 계시더라구요.  


이 양반들은 잠은 인근 홈리스쉘터에서 잡니다. 낮시간은 해변이나 샤핑몰 그리고 이런 동굴 등의 공공시설에서 주로 보내고.  즉 냉난방 빵빵하고 화장실, 인터넷이용이 무료인데는 다 이들의 놀이터가 되는 거지요.   


홈리스 쉘터는 무료로 잠자리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낮시간에는 머물 수도 짐을 놔둘 수 없다는 규정이 있지요. 홈리스들이 낮에 모든 짐을 싸들고 거리를 배회하는 것은 그 때문.  


요즘 우리가 이용 중인 NPB동굴에도 서너명의 단골이 상주하고 계십니다. 날씨가 궂은 날은 더 많을 때도 있지만 거의 매일 출퇴근하는 분들만 그 정도. 


 

풍요를 넘어 사치스런 초현대 디자인과 대리석의 건물...과는 어울리지 않는, 지극히 따로 노는 이들. 

보기에 좀 그렇다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독한 냄새가 민폐지요. 어디나 관리직원들에게 가장 큰 골칫거리라고 합니다.   


그러나 꼭 그들을 귀찮은 존재로만 보아야 할까요? 특히 이 동네-평균소득(The median household income)이 10만불을 훌쩍 넘는 부촌의 럭셔리 동굴에 기생하는 홈리스분들은 내가 보기엔 나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열람자들에게 인간세계의 다른 극단을 잊지 말라는 비쥬얼 메시지를 라이브로 보여주는…


그러니 다소간의 '코의 고통'(-)을 그 교육적 가치(+)로 상쇄시켜주는 너그러움을 좀 발휘해도 좋지 않을까요. 

예수도 맨발의 청춘이었고 싯달타고다마를 비롯한 동방의 현자들은 대부분 홈리스로 살았습니다. 


 * 로변철이는 팔도유람 방랑하는 노숙자지만 엄격히 말하면 홈리스는 아닙니다. 바퀴달린 모토'홈'이라도 있으니까요. 하우스리스houseless라면 또 몰라도....그거나 그거나 오십보백보아니냐면... 수 없지만서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