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국일기

딜을 깨고 나니 시원섭섭


결국 딜을 깨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T회장에게 텍스트로 최종통보했습니다. 없던 일로 하자고...


이하 사진의 상호와 로고는 전부 모자이크처리함

국제사이클팀 홍보 RV버스매입 

그리고 6개월간의 국제사이클 팀과 브랜드 홍보를 위한 

크로스칸츄리 프로젝트 제안.


직접 만나 몇번 미팅을 하며 보니 화상통화 후 몇가지 우려했던 사안들 그리고 미처 생각 못한 문제점들이 나타났습니다. T회장은 바로 보다 나은 조건으로 카운터 오퍼를 했지만 문제는 돈이 아님을 알리 없습니다.  

가장 근본적 문제는 이 친구 삶의 자세나 사업운영방식이 이건 아니올시다입니다. 그가 잘못됐다기보다는 로변철과는 코드가 안맞는다는 겁니다. 

저돌적 사업수완과 비상한 머리는 인정합니다. 신문에 난 과거 인터뷰기사를 보니 20여년전 맨손으로 미국이민와서 40대 젊은 나이에 엄청난 부를 이룬 입지전적 인물입니다. 앞으로도 더욱 큰 돈을 벌어 나갈 친구로 보입니다. 하지만 능력 만이 전부는 아니지요. 더 중요한 요소들이 있습니다. 이 친구는 뭐랄까 egocentric을 넘어 egomaniacal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narcissistic하기까지..꼭 한국에서 옛친구 중에 재벌 2세인 정뭐시기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독일에서 나서 자랐다는데 이상합니다. 지금까지 유럽이나 미국에서 살며 만났던 착 가라앉은 분위기의 전형적인 져먼 비지니스맨이 아닙니다. 다혈질의 남부 이탈리안, 혹은 수선스런 미들이스턴 장사꾼 스타일...(이건 인종편견이 아니라 경험적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민족별 기질의 성향... )

물론 같이 붙어서 일할 것도 아니고 단지 일시적 협력관계 일 뿐입니다. 로변철의 내맘대로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원래 자전거+도보  대륙횡단을 생각한 일이 있었습니다. 멋진 타이타늄 사이클과 국제적인 팀의 홍보라는 특이한 일에 흥미를 느껴 사이드라인으로, 반쯤은 재미삼아 해볼까 했던 일입니다. 

주제넘게 창업경영주의 좀 별란 성격이나 운영방식까지 상관할 개재는 아님을 압니다. 또 그 사람 개성이고 나름 훌륭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나절 같이 보내고 나니 신경이 피곤합니다. 안타깝게도 이 친구는 그 구와도 즐겁게 같이 일하기는 힘든 타입입니다. 

사주의 성향은 또한 직원을 다루는 모습, 측근들의 면면을 보면 바로 파악 가능한 법입니다.  아무리 수익창출이 최우선이라도 나는 이 친구처럼 직원을 다루거나 사업을 전투처럼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못합니다. 사업이란 자고로 최선을 경주하되 게임의 룰을 지키며 놀이하듯 즐겁게 해나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나이들수록 모든 일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함을 깨닫기에.   

T회장이 50만불(? 약간 뻥인듯) 주고 새로 샀다며 자랑하던 롤스로이스 그리고 스포츠카들...

그렇게 돈자랑하고 싶으면 아예 밸런스시트 한번 까보라고 하려다 말았습니다. 

사이클 광고를 왜 하필 이런 식으로? 그래도 떼돈을 벌고 있다니 머 할말은 없습니다만.... 


서로 코드가 맞는다면 계속 좋은 인연을 맺고 싶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나의 미래 NPO관련 로변공화국(RSR)프로젝트와의 연계까지도 은근히 기대했었네요.  원래 돈벌이가 목적이 아니었기에 나도 모르게 냉혹한 공사구분 보다는 프로젝트를  놀이처럼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런 컴패니언...을 생각했었나 봅니다. T회장 아닌 나에게도 문제(혼자 김치국부터 마신...)가 있었던 겁니다.

좌우간 

내가 배울 점이 많은 대단한 친구라도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은 사람입니다. 

회사 웨어하우스에서 사이클을 고르는 그대. 딜이 성사되면 사이클 광인 우리 아들 그리고 딸애한테도 뽀다구나는 선수용 명품사이클 한대씩 사부쳐주려고 했었는데...

하지만 평양감사도 내가 싫으면....

T회장의 카운터 오퍼를 턴 다운하고 나니 섭섭보다는 시원함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