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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잇슈

미국 올림픽 수영 대표선수가 되려면?


미국 올림픽 수영 대표선수가 되려면?  


우리는 그냥 올림픽을 구경하며 쉽게 선수들을 평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저 한명 한명이 참 얼마나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대단한 선수들인가 새삼 생각해 본다.  


학창시절 선수를 좀 하다 말았던 미련이 남아설까, 자연스레 아이들에게 걸음마와 동시에 수영부터 가르쳤다. 그리고 둘 다 학교 팀외에도 프라이빗 수영팀에 넣었다. 어쩐일로 백인 아이들을 압도했다. 타도시로 원정시합을 가거나 스테이트밋(한국으로치면 도대항 시합)에 가도 트로피와 메달을 타왔다. 우린 흥분했다. 야ㅡ 이거 봐라 이러다 진짜 10년 후 런던올림픽 가는거 아냐?


그러나 학년이 올라가면서 점점 스테이트 랭킹이  밀리기 시작하더니 하이스쿨 올라가면서는 메달 구경은 가물에 콩나듯....그때 안그래도 기대를 접기 시작한 우리를 완전히 삭죽인게 애린 캐플리쉬란 딸아이 친구다. 


역영하는 에린 캐플리쉬 


어려선 체구도 실력도 비슷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팔다리가 자고 나면 길어지기 시작하는 거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아닌애가. 당연히 그에 비례해 기록도 일취월장하더니  하이스쿨 올라가서는 이미 다른 아이들과 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져 있었다. 에린의 부모들은 흥분해서 딸을 위해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했고  조석으로 하루 4-5시간씩 강훈련을 했다. 결국 대학도 수영특기 장학생으로 갔고....    

에린이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속이 다 후련하다. 특히 후론트 크로올 스트록이 일품인데 그 긴 팔과 넓은 손으로 아무 힘 안들이고 슬슬 팔을 돌리는 것 같은데도 마치 어뢰처럼 슉슉 물살을 가른다.  우리 모두는 에린 정도면 당연 올림픽에 나갈 것이라 기대했다. 


그런데 올림픽 수영의 관문이 얼마나 높은지 이번에 다시 실감했다. 지난 6월 오마하에서 열린 미국대표선수 뽑는데 나갔던 에린이 하는 말을 듣고서다. 자기 같은 수준 이상의 애들이 전국에서 선발전에 나왔는데 그 수가 무려 1,800여명. 그중 30명 정도가 최종 선발된다는 것이다. 우리 지역에선 수영영웅인 에린이지만 올림픽은 언감생심 처음부터 그냥 참가에 의의를 두고 갔었다고 고백한다. 


우리는 그냥 쉽게 올림픽 시합 구경을 한다. 그런데 오늘 올림픽 시합을 보면서 저 한명 한명 수영선수들이 참 대단한 애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든다.  


주니어하이 시절,  딸아이와 에린(빨간수건 두른 애). 수영 끝나고 풀사이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