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선수가 독도는 우리땅 세리모니 했다면?
-파티나 사적 모임에서는 종교나 정치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잘 알려진 대로 이것은 서양인들에게 일종의 불문률 같은 것입니다. 좀 더 점잖은 자리라면 돈과 섹스에 관한 이슈도 이 금기에 추가됩니다. ( 이런 젠장, 그럼 만나서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라는 건지.... 결국 날씨나 스포츠, 아니면 당신 그 옷이 참 잘 어울리시네요 같은 빈말의 향연이나 벌여야 레이디스 앤 젠틀맨이란 이야기?)
하여간 살면서 경험한 바로는 미국인들은 상류로 갈수록 이 불문률을 참으로 잘 들 지키더라는 것입니다. 학부모모임이나 운동하면서 기타 모임/파티에서, 기억을 되돌아 보면 사적 만남에서 이쪽에서 먼저 정치/종교 이슈를 들먹이기 전에 상대가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경우는 정말 단 한번도 없었던 듯합니다. 심지어 정치인/목사,신부들 조차도.
미국인들은 정치/종교관련 주제들을 흔히 '컨트로버셜 이슈스controversial issues 라고 싸잡아 말합니다. 말 꺼내봐야 분위기 어색, 싸움나기 쉬운, 절대 결론이 안나는, 본전도 못찾는 주제란 겁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건들지 않는게 상책이란 다분히 실리주의적 발상입니다.
이 같은 불문률은 아마도 누가 나서서 정하자고 한게 아니라 자연스레 생겨난 것일 겁니다. 다민족 다문화사회이다보니 미국은 유럽/동양사회에 비해 다양한 가치관의 대립이 더욱 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쁘게 차려 들 입고 파티나 모임에 기분 좋게 갔다가 치고 박고 밥상 어퍼지는 일을 겪다보니 생겨난 자연스런 불문률일거라는 추측이 쉽게 가능합니다.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축구 박종우 선수의 독도는 우리땅 세리모니가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킨 모양입니다. 그 충정 충분히 이해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전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올림픽. 그것을 이용해 모든 선수들이 나름 자기의 정치적 견해/종교관 등을 선전,호소하려 든다면 어떻게 될까요? 일본선수가 독도는 우리땅, 북조선 선수가 625는 북침 세레모니를 한다면? 한두번 그런 행위를 묵과하며 선례를 남긴다면 올림픽은 순식간에 축제 아닌 정치선전장화 할 지 모릅니다. 그래서 과거에도 IOC가 이런 일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메달을 박탈하는 등 강력조처를 해 온 점 이해하지 않을 수 없는 겁니다.
요컨대 아무리 옳고 정당한 주장이라도 방법을 가려야 한다는 상식을 잊지 말아야 한단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도 있습니다. 아무데서나 예수천당 불신지옥...처럼 잘못된 방법으로 자칫 원래 취지마저 어거지 주장 아닌가하는 부정적 이미지를 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박종우선수를 이해합니다. 미리 의도한 것도 아니고 승리에 도취된 흥분된 순간 그 누구라도, 입장 바꿔 나였더라도, 박선수처럼 행동했을 수 있었겠단 생각입니다. 하여 올림픽 규정에 어긋난 행동이었다 하더라도 경고 정도로 끝날 사안이라 여겨 집니다. 고의 아닌 실수로 '이쁘게' 보아줘서 말입니다. 특히 국내에서 박 선수에게 메달, 병역특혜 박탈 등 어떤 불이익이나 제재를 준다는 건 불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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