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13년지기 적토마(Lincoln Navigator)-요즘 상태가 좀 안 좋다.
며칠 전부터 정지상태에서 스티어링윌을 돌리면 끼익 끼익 아프다고 울어 댄다. 사람도 차도 늙으면 무릎 조인트가 쇠하는 법. 차박사인 옆집 청년 스티브 말로는 스티어링윌이 손에 헐렁한 느낌이 들지 않는 이상 안전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사람으로 치면 환갑 진갑 다 지난 노인네가 꺼억꺼억 관절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소리가 같이 늙어가는 처지라선지 어쩐지 가슴을 저민다. 지나는 길에 링컨딜러에 진단과 치료비 에스티메이션을 의뢰했다.
▣ 아이들과 대륙종단 여행 중/
많은 추억이 서린 놈인데 이젠 슬슬 엿바꿀 때가 된거 같다.
이 양반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
입술에 침도 안바르고, 레이버와 파트 포함 2천불. 플러스 텍스.
아무래도 그리스 주입이나 넛트조임 만으론 완치가 안되고 결국 부품 교체를 해야 한다-그리곤 바퀴 뒤편의 상하 볼조인트들, 게다가 연결된 컨트롤 암까지 몽조리 리플레이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공갈까지 덧붙인다.
차가 발인 미국생활에 정직한 자동차정비사
한사람 알고 지내는 것도 큰 행운이다.
에효, 백수없는 살림에
또 예상외 지출
발생이구나.
저녁에 집에와서 구글링을 좀
해보니 딜러 정비소
이 분들 정말
칼만 안 드셨다.
다 갈아도 7백정도면 뒤집어
쓸거 같은데....
혹시나 해서 이번엔 동네 세컨스트릿의 카워시 옆에 개딱지 만하게 붙은 리페어샵에 데려 갔다. 그리스인 조르바, 아닌 지우스라는 이가 하는 곳.
주인이면서 직접 고치고 닥고 조이고...다하는 데 기골이 장대한게 정말 생긴 것도 그리스 신전에 조각상 같이 생겼다. 콧날이 우뚝한게.
그런데 다소 마음이 놓인다. 문제 부위만 교체시 삼사백불 정도, 워스트케이스시나리오 즉 무릎팍 뿐 아니라 다리뼈 통째로 교체시에도 대충 7백불 정도면 신음소릴 멈춰 줄 수 있단다.
며칠 후 다됐다는 연락.
그래도 대략 돈 천불은 각오하고 차를 찾으러 갔다. 그런데 지우스는 교체한 부속품을 내게 보여 주며 한참 이런 저런 설명을 해준다.
뭐야, 이래저래돼서 결국 견적보다 비용이 훨 더 나왔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건가....의심이 들려는 찰라 그게 아니고, 잡소리 원인이 볼조인트가 아니라 의외로 간단한 다른 결함이더라는 것. 그래 그것만 교체하고 조였더니 괜찮드라는 것이다. 다른 자잘한 서비스포함 총 비용은 300불 남짓.
땡갓, 전능히신 지우스신에 자발적 감사가 우러러 나온다. 차를 몰고 돌아 오는데 미국초창기 이민선배의 조언이 다시 뇌리를 스친다.
"딜러에서는 견적만 받고 막상 고치는 건 절반 비용으로 동네 리페어샵에서 하라."
★사족: 물론 새차고 워런티가 있으면 당연 딜러를 한동안 이용하게 될것이다. 늙은 차의 경우 동네 샵이 훨씬 싸단 건데 그것도 나름일 것이다. 개중엔 딜러보다 더 큰 바가지, 아주 드럼통을 씌울 준비 중인 곳도 많으니 주의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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