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 5천? 아님 1만마일?
처음 미국에 연수오신 어느 의사선생님이 엔진오일 교체에 대해 물어 보시네요. 미국서는 어디서 얼마나 자주들 가시느냐고.
여기선 자동차 리페어샵에서 엔진오일을 갈고 나면 윈쉴드windshield에 스티커를 붙여 줍니다. 다음번 정비예상 날짜/마일을 알려주는 것이지요. 보면 대충 3천마일/ 6개월.
로변철도 아주 옛날 한국에서는 더욱 자주 갈았었고(그땐 3천 마일 아닌 3천킬로 마다였던 걸로... ) 유럽/미국에서도 한동안 3천마일 마다 꼭꼭 갈아 주었던 기억입니다.
누구를 위한 상식인가
그러나 5-6년전 인가, 테레비젼 고발프로들(미국판 '피디수첩' 내지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오일교환주기가 연달아 잇슈가 되었더랬지요. 이때 많은 전문가들이 3천마일 교환은 널리 퍼진 잘못된 미ㄷ쓰myth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그 후 기간을 대폭 늘렸습니다. 당시 집에 차가 4대였으니 많은 절약이 된 셈이고 그런다고해서 전혀 문제없더군요.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자동차의 혈액이라는, 엔진수명에 중요한 엔진오일이지만 적어도 5천-6천마일 전에는 궂이 갈 필요가 없다...가 정답인 듯 합니다.
근래 나오는 고급차들은 경우에 따라 1만-심지어 2만마일에 한번만 갈아도 되는 차들도 많지요. 이것이 사실이라면 오랜 세월 대중의 기계에 대한 공포와 무지로 인해 엄청난 기름과 비용이 낭비된 것입니다. 누군가는 지구별을 더렵혀가며 큰 돈을 번거구요.
어디 자동차 뿐인가요, 세상에는 이런 허황되고 조작된 신화와 낭설들이 마치 상식인양, 진리인양 행세하며 인민의 등골을 후려먹고 있는 사례가 여러분야에 비일비재함을 흔히 봅니다. 관련해서 얼른 생각나는 것만해도 종교이야기는 젖혀두고(너무 길어지니까) 장청소로 대장내벽에 달라 붙어있는 숙변제거를 주기적으로 해주면 좋다는 것 등등...
하여간 일련의 방송이 나간 후,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인근에서 오일체인지 퀵서비스 위주로 운영하던 서비스업소들이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더니 몇년사이 두세개가 없어져 버리더군요.
물론 아직도 오일체인지 3천마일을 주장하는 의견들이 있습니다. 그게 엔진에 좋고 안전하다는.... 사실 이 문제는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고 차종, 오일종류, 기후 등 사용조건에 따라 다르므로 일률적으로 판단 할 문제는 아니라는 걸 잊지 말아야 겠지요.
원시적인 방법이지만 차를 모르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것은 3천마일 이후 딥스틱으로 오일을 자주 찍어보고 점액 상태를 면밀히 관찰해 보라는 겁니다. 이때 차가 수평상태에서 (양을 체크할때) 그리고 오일이 너무 식어 있거나 끓어오르지 않은 미지근한 상태에서 찍어서 흰 종이에 묻혀 새 오일과 비교해 크게 변했는지 여부를 보는 겁니다.
로변철의 13년 지기인 늙은 적토마-링컨네비게이터(SUV)의 경우 근래에는 주로 걷거나 자전거타는 로변철은 집사람 혼다를 쉐어하고 이 놈은 거의 그라지에 박아두고 있어 지난해 마일리지가 불과 2천 마일(3천 키로남짓)이 채 안됩니다. 마지막 오일 체인지는? 기억이 가물가물인데 족히 2년은 된거 같고...
구차니즘의 극치...랄 수도 있지만 .딥스틱으로 찍어보고 공회전 엔진도는 소리를 세심히 들어보고 해도 전혀 이상 무라서...그러고보면 흔히들 많이 안타도 6개월 정도 기간이 지나면 오일이 변하므로 무조건 갈아줘야 한다고 하는 말도 역시 좀 과장이 아닌가, 즉 한 2-3년 정도는 괜찮은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듭니다.
사족 아주 오래된 차의 경우 엔진 러버rubber가 굳어져 오일이 미세하게 새는 문제가 있는데 오일종류를 잘 선택하면 고무를 연화시켜 오일세는 문제를 예방/치유에 도움이 됩니다. 본의 아니게 선전해 주는 것 같은데, 그런 저런 이유로 차를 좀 아는 미국친구들 간에는 발보린 Valvoline이 대체로 인기있는 듯 합니다.
이 회사 사이트에 들어가시면 자신의 차종, 기후(집코드입력),사용스타일....에 맞는 최적의 오일을 간단히 알려주는 툴이 있습니다. 위 사진, 맥스라이프 제품은 로변철의 적토마에 맞는 합성유 엔진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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